외국인 환자 '역대 최대' 117만명…'일본인·피부과' 제일 많아
복지부 '2024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 발표
2009년來 외국인 환자 유치 누적 505만명
대만 550.6% 증가…피부과 방문 환자 늘어
외국인 환자 57% 피부과 찾아…195% 증가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병원이 밀집한 상가에 한 시민이 들어가고 있다. 2020.08.25. amin2@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08/25/NISI20200825_0016610457_web.jpg?rnd=20200825162658)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병원이 밀집한 상가에 한 시민이 들어가고 있다. 2020.08.25. amin2@newsis.com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가 12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동안 방문한 외국인 환자가 100만명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 유치 이래 현재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누적 500만명이 넘었다.
외국인 환자 10명 중 6명은 일본과 중국인이었으며 지난해에는 대만 환자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특히 필러, 레이저, 보톡스 등 국내로 피부 시술을 받으러 온 외국인 환자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2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4년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을 발표했다. 외국인 환자는 국내에 거주하지 않은 외국인으로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아닌 상태에서 진료받는 환자를 의미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117만명으로 2023년 61만명보다 약 2배(93.2%) 가까이 늘었다. 외국인 환자 유치는 2019년까지 연평균 23.5%로 꾸준히 증가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12만명으로 급감했다. 이후 2021년 15만명, 2022년 25만명, 2023년 61만명에 이어 지난해 117만명까지 늘었다.
지난해 실적은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09년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지난 16년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누적 505만명에 달한다.
국적별로는 지난해 202개국의 외국인 환자가 우리나라를 방문했고 국가별로는 일본(37.7%·44만1000명), 중국(22.3%·26만1000명), 미국(8.7%·10만2000명), 대만(7.1%·8만3000명), 태국(3.3%·3만8000명) 순으로 집계됐다. 일본과 중국이 전체 외국인 환자의 60.0%(70만2000명)를 차지했다.
특히 대만이 전년도보다 550.6%로 최대 증가율을 보이며 외국인 환자 방문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일본과 중국도 각각 135.0%, 132.4% 늘었다. 이는 피부과를 방문한 환자의 수가 늘어난 이유로 분석된다. 피부과를 찾은 대만 환자는 6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1017.0%나 늘었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17만2000명, 30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278.8%, 155.2% 증가했다.

권역별로는 동아시아 방문 비중이 69.3%(81만명) 가장 높았으며 미주 10.0%(11만7000명), 동남아시아 9.6%(11만2000명) 순이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은 피부과(69.7%), 성형외과(14.0%) 비중이 여전히 높았으나 증가율을 보면 피부과(155.2%) 다음으로 한방 통합(150.9%), 내과통합(102.6%) 증가율이 컸다. 필러, 레이저, 보톡스 등 쁘띠 성형과 피부과 시술이 많았다. 침구 시술, 부인과 질환 등 뿐 아니라 추나요법, 허리디스크 등 근골격계 한방 통합을 이용한 관관객도 늘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필러, 레이저, 보톡스 진료비용이 일본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많이 있는 데다가 코로나19가 지나면서 피부과 수요가 2023년부터 늘었다"며 "한국 화장품 선호도처럼 K컬처, K드라마 등으로 한국을 방문한 동아시아 관광객이 늘었는데 접근성 좋은 피부과에서 보톡스 등을 시술하는 게 하나의 관광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주의 경우 미국은 2023년보다 32.2%가 증가했으며 캐나다(1만5000명) 또한 전년 대비 58.3% 환자가 늘었다. 양국 모두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환자가 한국을 방문했다. 미국은 피부과(33.0%), 내과통합(14.3%), 검진센터(9.7%)의 비중을 보여 다른 지역 대비 다양한 진료과를 이용했다.
동남아시아 중 태국은 전년보다 23.7% 증가한 3만8000명이 한국을 찾은 국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6위인 싱가포르는 2만7000명으로 2023년보다 97.5% 많은 환자가 한국을 찾았다. 이는 피부과와 내과통합을 방문하는 외국인 환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피부과와 내과통합을 방문한 태국 환자 수는 전년보다 70.4% 늘었으며 싱가포르는 210.1% 증가했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각각 12.9%, 22.6% 늘어난 1만7000명, 1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검진센터와 피부과를 방문하는 환자 증가에 따른 것이다. 검진센터와 피부과의 증가율은 러시아의 경우 44.4%, 카자흐스탄은 39.6% 늘었다. 다만 두 국가 모두 전년보다 순위는 7→9위, 10→11위로 떨어졌다.
외국인 환자가 진료를 본 과목별로 보면 피부과 진료가 70만5000명으로 전체 진료 과목 중 56.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형외과(11.4%), 내과통합(10.0%), 검진센터(4.5%) 순이었다. 2023년과 비교하면 피부과는 194.9% 늘었으며 한방 통합(84.6%), 내과통합(36.4%)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외국인들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높은 수준의 호감도가 피부과와 성형외과 인기로 이어졌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의료기관별로 보면 의원급(82.0%)을 가장 많이 방문했으며 종합병원(6.0%), 상급종합병원(5.1%) 순을 보였다. 의원급을 이용한 환자는 전년 대비 138.4% 늘었다. 피부과와 성형외과가 의원급이 많기 때문이다. 한의원과 치과병원도 각각 113.2%, 24.7% 증가했으나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은 각각 14.4%, 7.6%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전체 외국인 환자의 85.4%인 100만명이 서울을 찾았다. 이어 경기(4.4%), 부산(2.6%), 제주(1.9%), 인천(1.8%) 순이다. 이는 서울 소재 유치등록 의료기관이 지난해 1994개소(6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제주(221.0%), 부산(133.6%), 충북(116.1%)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방한 관광객이 1630만명으로 전년보다 48% 증가했다"며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중국 관광객들이 성형과 피부와 관심이 많다 보니 접근성, 인프라, 가격 경쟁력이 잘 갖춰진 수도권으로 환자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환자의 의료사고 우려에 대해서는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 등록제를 통해 등록된 의료기관에서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장치를 두고 있다"며 "최근 서울역에 외국인 환자 지원센터를 개소하는 등 외국인 환자가 한국을 방문하는 시점부터 나가는 날까지 사전·사후 관리를 충분히 하고 의료사고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외국인 환자 유치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환자 유치 수수료, 진료비 등이 포함된다. 2023년 기준 의료관광 지출액은 카드 지출 자료 분석 결과 약 3조9000억원이었으며 생산유발효과는 6조9000억원이었다. 올해 실적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정은영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2027년 달성 목표였던 외국인 환자 유치 70만명을 조기 달성했다"며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정부 지원 확대와 현장 체감형 법·제도 정비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 환자 유치로 인한 우리 국민의 의료 공급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모니터링도 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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