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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1년, 여전히 멈춘 팽목항…추모객들 “이렇게 추운데, 바닷속은” 한숨

등록 2025.04.13 15:05:59수정 2025.04.13 1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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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1주기 사흘 앞둔 진도 팽목항

이어진 추모 발걸음…"새 정부, 진상규명 새로"

[진도=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등대 주변에서 추모객들이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동거차도 주변 해역을 가리키고 있다. 2025.04.13. leeyj2578@newsis.com

[진도=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등대 주변에서 추모객들이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동거차도 주변 해역을 가리키고 있다. 2025.04.13. leeyj2578@newsis.com

[진도=뉴시스]이영주 기자 = "속절없다는 말 밖에…"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차디찬 맹골수도에 집어 삼켜진 단원고 학생들이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룰 나눴던 항구는 이날 거세게 불어온 차디찬 바닷바람에 휘감겼다.

먹색 바다가 만든 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때리는 사이 '잊지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노란 추모 깃발이 빛바랜 채 거센 바람에 나부꼈다.

11년 전 팽목항에 사무쳤던 비탄과 통곡소리가 떠나간 자리는 참사의 기억을 곱씹는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채웠다.



추모객들의 한숨은 거센 바닷바람이 만든 소음을 뚫고 방파제 시멘트 바닥으로 깔렸다.

참사가 벌어진 동거차도 해역을 손으로 가리킨 채 눈시울을 붉히는가 하면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는 듯 가슴에 손을 올리기도 했다.

추모객들은 붉어진 눈시울만큼 빨간 페인트가 칠해진 방파제 끝 등대로 발걸음을 이어갔다.

'여기도 이렇게 추운데 바닷속은…'이라는 말을 시작으로 내딛은 첫 발자국은 등대에 가까워질수록 무거운 침묵으로 변해갔다.

팽목항 주변 팽목기억관에서도 담담한 추모 분위기가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무거운 침묵을 뚫고 희생자 304명 영정사진이 걸린 추모관에서 고개를 숙였다.

방명록에는 희생자들을 향한 애도를 비는 글귀를 적으면서 참사의 아픔을 기렸다.
[진도=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 팽목기억관에서 추모객들이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노란 리본을 바라보고 있다. 2025.04.13. leeyj2578@newsis.com

[진도=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 팽목기억관에서 추모객들이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노란 리본을 바라보고 있다. 2025.04.13. leeyj2578@newsis.com



팽목항이 11년 전 참사 희생자와 가족 사이 마지막 이별 장소였다는 흔적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방파제 바로 옆에는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 터미널이 들어서면서 더이상 추모객들만 찾는 공간이 아니게 됐다.

점점 '사람 냄새'나는 공간으로 바뀌어가면서 11년 전 짙게 드리웠던 비탄의 그림자가 걷히고 있다.

때문에 이날도 팽목항에서는 어느 누구도 말끝을 쉽게 잇지 못했다.

'속절없다'거나 '무상하다'. 추모객들은 '세월' 앞에 붙는 수식어들을 영겁의 그리움에 기워냈다.

광주에서 온 정겨운(34·여)씨는 "속절없이 보내니 벌써 참사 11주기다. '미완의 진상규명' 세월호 참사에 '세월'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때때로 미안하기도 하다"며 "안타까움은 11년이 지나도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희생된 학생들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가슴을 두드렸다.

이상원(56)씨는 "그저 무상하다고 느끼고 말 세월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에 학동·화정아이파크 붕괴 등 여러 건설 사고, 이태원·오송 참사 등 반복된 재난을 막고자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무얼 했는지 돌이켜야 한다"며 "어두웠던 10년을 보낸 만큼 11주기부터는 '안전'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크게 바뀔 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정자 팽목바람길 대표는 "새롭게 시작하는 11주기에 새정부 출범도 앞두고 있다. 세월호에 대한 교육부터 안전을 다루는 전반까지 모든게 원점에서 시작될 필요가 있다"며 "드러나지 않은 구조 공백 7시간 등 세월호를 둘러싼 의혹 해소에 앞장서고 새로운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는 정부가 들어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진도=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등대 주변에 세워진 추모 깃발이 강한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2025.04.13. leeyj2578@newsis.com

[진도=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등대 주변에 세워진 추모 깃발이 강한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2025.04.13. leeyj2578@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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