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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 "5.18 민주화운동 아픔, 이제 딛고 일어서야죠"…뮤지컬 '광주'

등록 2020.09.29 19:58:36수정 2020.09.29 23: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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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년 기념 공연 '님을 위한 행진곡' 소재로 제작

서은광 "대본보자 마자 뜨거운 감동"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10월9일 개막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배우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광주 시츠프로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2020.09.29.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배우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광주 시츠프로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2020.09.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연극 '푸르른 날에'에서는 격랑 속에서 사랑했던 연인들의 아픔에 마음이 많이 갔어요. 이번에 뮤지컬 '광주'를 작업하면서는 (아픔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자꾸 넘어져 아파하는 것이 아니라 딛고 일어서자는 거죠."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동시에 듣는 고선웅이 다시 5·18민주화운동을 톺아본다. 뮤지컬 '광주' 연출을 맡았다. 앞서 고 연출은 2011년 초연 이후 2015년까지 매년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하며 '5월의 연극'으로 자리매김했던 '푸르른 날에'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을 이미 무대로 올린바 있다.

고 연출은 29일 오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광주'의 시츠프로브에서 "계속 아파하고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당시 상황의 본질을 노래하고, 춤추고, 사랑하는 모습으로 보여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아직도 아픔으로 남아 있는 역사적 사실을 다루기 때문에 부담이 되고 심장도 벌렁거린다는 고 연출은 "참여하는 창작진, 배우들의 생각과 태도가 매우 건강하기 때문에 아픔을 겪으셨던 분들도 저희가 어떤 의도를 표현하고자 했는지 이해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했다.

고 연출은 '푸르른 날에'를 통해 그런 공력을 증명했다. '명랑하게 과장된 통속극'을 표방하는 '푸르른 날에'는 5·18이라는 비극을 다루면서도 발랄한 에너지를 마음껏 뽐냈다.

5·18를 다룬 김지훈 감독의 영화 '화려한 휴가' 등이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정공법으로 돌파한 것에 반해 '푸르른날에'는 과장된 언어와 몸짓, 위트 등으로 측면을 공략한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그룹 비투비의 서은광이 29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광주 시츠프로브에서 열연하고 있다. 2020.09.29.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그룹 비투비의 서은광이 29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광주 시츠프로브에서 열연하고 있다. 2020.09.29. [email protected]

이를 통해 극이 강조하는 바는 과거의 역사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연결고리가 그러나 비극의 끈을 뜻하지는 않는다. 5·18로 뜻하지 않게 가슴에 큰 상처를 입은 뒤 사랑한 여자와 딸을 두고 불가에 귀의한 남자는 딸의 결혼식날, 모든 번뇌를 털어버린 듯 힘차게 웃어 젖힌다. 이렇게 '명랑하게 과장된 통속극'이라는 장치는 비극을 딛고 현실에서 일어설 수 있는 힘의 바탕이 된다.

뮤지컬 '광주' 역시 연극 '푸르른 날에'의 이런 정서를 이어 받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광주광역시가 주최하고 광주문화재단과 제작사 라이브㈜가 주관한다. '2019 님을 위한 행진곡 대중화 세계화 사업'의 하나로 기획됐다.

민주주의 상징곡으로 자리잡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소재로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홍콩 송환법 반대 집회 현장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이 등장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지에 5·18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노래로, 영화 '변호인' '택시운전사' 등을 통해 알려졌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1982년 2월 윤상원·박기순 열사의 영혼 결혼식 이후 같은 해 4월 황 작가를 중심으로 지역 문화운동가 10명이 추모 노래극 '넋풀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만들어졌다. 작곡가 김종률의 멜로디에 백기완의 '묏비나리' 일부를 차용한 황석영 작가의 가사가 더해졌다.

올해 5월 광주문화예술회관 국악당 옆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표지석 제막식이 열리기도 했다. 이 자리는 황 작가의 옛 집터로 해당 노래가 녹음됐던 곳이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그룹 비투비의 서은광이 29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광주 시츠프로브에서 열연하고 있다. 2020.09.29.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그룹 비투비의 서은광이 29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광주 시츠프로브에서 열연하고 있다. 2020.09.29. [email protected]

고 연출은 이번 작업 과정에서 뮤지컬 넘버를 작곡한 작곡가 최우정, 음악감독 이성준, 기획자인 극공작소 마방진 고강민 대표 등으로부터 많은 은혜를 받았다고 했다. "또 하나의 예술적 성취를 위해서 함께 가는 것이 아니라 한 뜻을 위해 뭉쳤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최우정 작곡가는 "'님을 위한 행진곡'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고 사람들의 무의식에 쌓여가는 부분이 있다. 그것이 주된 흐름으로 흘러가게 놓아두고 그것을 방해하지 않은 선에서 음악을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의 김종률 작곡가는 "'님을 위한 행진곡'은 첫 번째 한류 같은 곡인데 세계로 더 뻗아 나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주인공은 극 중 마지막 임무를 위해 광주에 파견된 특수부대 편의대원 '박한수'다. 그는 혼란을 야기하려는 목적으로 시민들 틈에 잠입한다. 그러나 시민들이 폭행 당하고 연행되는 참상을 목격하면서 이념의 변화를 겪게 된다.

박한수 역을 맡은 서은광은 "대본을 보자마자 뜨거운 감정을 대본을 느꼈다"면서 "이 역을 맡으면, 가문의 영광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배우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광주 시츠프로브에서 열연하고 있다. 2020.09.29.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배우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광주 시츠프로브에서 열연하고 있다. 2020.09.29. [email protected]

'광주'의 트레일러 영상은 민주화 운동 현장인 옛 전남도청에서 촬영했다. 박한수 역을 나눠 맡는 민우혁은 "실제 현장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먹먹했다"고 전했다.

극 중 '정화인' 역은시민들과 대자보와 전단을 만들며 치열한 논의를 이어갔던 상황실인 '황사음악사'의 주인이자 최후의 항전까지 광주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캐릭터. 정화인 역의 장은아는 "두려움을 안고 있지만 나라를 위해 맞서 싸우는 멋진 여성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박한수 역은 민우혁, 서은광과 함께 테이가 나눠 맡는다. 정화인은 장은아와 함께 정인지가 담당한다. 야학교사 윤이건 역은 민영기와 김찬호, 또 다른 야학 교사 '문수경'은 정유지, 이봄소리, 최지혜가 번갈아 맡는다. '광주'는 10월 9일부터 11월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초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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