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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조기발견 DNA→단백질…진단분석 기술 진화

등록 2021.07.30 09:16:33수정 2021.07.30 12: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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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 사후관리에서 사전예방으로 무게 이동

DNA만으론 질병진단 불충분

백만개 단백질 분석 ‘프로테오믹스’에주목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SK텔레콤과 SK플래닛이 유방암 조기진단 기술 보유 기업 베르티스에 대한 지분투자 및 인공지능(AI) 기술협력, 해외 진출 지원 등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함께 나선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베르티스 연구원이 혈액 내 표적 단백질을 분석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2021.06.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SK텔레콤과 SK플래닛이 유방암 조기진단 기술 보유 기업 베르티스에 대한 지분투자 및 인공지능(AI) 기술협력, 해외 진출 지원 등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함께 나선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베르티스 연구원이 혈액 내 표적 단백질을 분석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2021.06.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세계 바이오 시장의 흐름이 각종 치료제 개발에서 질환의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한 진단기술 개발로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질환의 사후 관리에서 사전 예방으로 무게 중심이 점차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혈액 속 특정 단백질을 분석해 다양한 질환을 진단하는 ‘프로테오믹스(Proteomics·단백질체학)’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진단기술 중 하나다.

진단기술, DNA분석에서 단백질 분석으로...왜?

국내에서는 채취한 혈액을 활용해 암, 치매 등 각종 질환을 진단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하지만 혈액 검진도 채취한 혈액에서 무엇을 분석할 것인가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초기의 혈액 진단은 혈액 속 유전체인 DNA를 분석하는 ‘지노믹스(genomics·유전체학)’를 중심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체의 유전자 수가 생명현상을 이해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새롭게 떠오른 분석 기술은 혈액 속 단백질을 분석하는 ‘프로테오믹스’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거의 변하지 않는 유전자와 달리 단백질은 주어진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발현돼 질병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1개의 유전자는 여러 개의 단백질로 합성되고, 이렇게 합성된 체내 단백질은 총 100만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프로테오믹스는 병의 발병과 진행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단백질을 연구하는 동시에 여러 단백질을 분석할 수 있어 보다 다양한 질환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0여년간 수면 아래 있던 프로테오믹스 시장 '활기'

투자자들의 프로테오믹스 시장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특히 지난해부터 해외 주요 투자기관들이 관련 기업과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 예로 미국 프로테오믹스 기업 노틸러스바이오테크놀로지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패밀리오피스(부호 일가 자산 전담 운용사)와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인 폴 알렌의 벌컨캐피탈로부터 약 900억 원을 투자 받았다. 또 다른 프로테오믹스 기업 씨어는 지난해 12월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약 456% 상승한 86.55달러(약 9만9300원)까지 몸값이 치솟았다.

지난 3월에는 스웨덴 프로테오믹스 기업 오링크가 나스닥에 입성했고, 미국의 소마로직도 3분기 내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등 지난 10여년 간 수면 아래 있던 프로테오믹스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프로테오믹스 시장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체외진단시장은 오는 2025년 960억 달러(한화 110조 11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호주와 같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국가는 프로테오믹스 기술의 수익성이 좋은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프로테오믹스 기반 유방암 조기진단 기술 상업화

국내에서 프로테오믹스가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중후반이다. 지난 2019년 프로테오믹스 기반 조기 진단 기술 개발 기업 베르티스가 유방암 조기 진단 기술 ‘마스토체크(MASTOCHECK)’를 세계 최초로 상업화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마스토체크는 혈액 내 유방암 발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세 종류의 단백질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찾아내 정량 분석한 수치를 특허받은 고유의 알고리즘에 대입해 유방암 여부를 판별한다. 초기 유방암을 92%(특허 기준)의 정확도로 진단해 편의성과 정확성, 안전성을 갖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았다. 베르티스는 향후 단백질 분석기술을 통해 췌장암, 난소암, 심혈관 질환 등 수십 개의 질환을 단 한 번의 혈액 검사로 진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베르티스는 성장 잠재성을 기반으로 지난 12월 프리 기업공개(IPO)를 통해 16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에는 SK텔레콤 자회사 SK플래닛으로부터 150억 원을 투자 받았다.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는 “베르티스는 국내에서 프로테오믹스 연구가 활발하지 않았던 지난 10년간 꾸준히 연구를 지속한 결과 약 2500만 개의 단백체 관련 빅데이터를 보유하게 됐다”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단 및 의료 산업을 이끌어가는 선두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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