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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신근의 반려학개론]제4차 산업혁명과 반려동물

등록 2021.12.14 06:00:00수정 2021.12.14 10: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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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뉴시스]김명원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로봇개'로 유명한 미국의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1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현대차 로봇 개 '스폿' 시연 행사를 가졌다. 2020.12.18. kmx1105@newsis.com

[고양=뉴시스]김명원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로봇개'로 유명한 미국의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1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현대차 로봇 개 '스폿' 시연 행사를 가졌다.  2020.12.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지난해 시작한 코로나19 팬더믹으로 다소 관심도가 낮아지긴 했어도 현재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한복판에 서 있다.

4차 산업혁명은 AI(인공지능)와 로봇이 중심이 돼 이끈다.

반려동물은 어떨까. 이성과 첨단 과학인 4차 산업혁명과 감성과 생명인 반려동물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일단 반려동물을 정말 편하고,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일부는 이미 실용화한 상태다. 집에 반려동물만 있을 때 상태를 관찰할 수 있게 하는 CCTV와 거기서 더 나아가 반려동물에게 반려인 영상을 보여주면서 말을 건넬 수 있게 해주는 장치, 반려동물에게 원격으로 물이나 사료를 공급하는 장치 등이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지만, 선뜻 실행할 수 없게 하는 것이 반려동물이 외로워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하지만 이런 문명의 이기들을 활용하면 반려인이 집에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반려동물을 옆에 있는 것처럼 돌볼 수 있다. 심지어 심심해하는 것 같다면 TV를 켜서 영상을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앞으로는 반려인이 이마저 챙길 필요가 없다. AI에 미리 학습을 시켜놓으면 반려동물이 어떠한 심리 상태인지까지 예측해 알아서 관리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반려동물은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로봇이 반려동물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2021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세계대회'가 개막한 7일 오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한 참가자가 휴머로이드 로봇으로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13개국 1026명의 참가자들이 14개 종목 27개 부문에 참가해 갈고닦은 실력을 겨룬다. 2021.12.07.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2021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세계대회'가 개막한 7일 오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한 참가자가 휴머로이드 로봇으로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13개국 1026명의 참가자들이 14개 종목 27개 부문에 참가해 갈고닦은 실력을 겨룬다. 2021.12.07. [email protected]


요즘 관심이 고조한 '로봇 개'가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투자한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개는 '산업용'이지만 조금만 개량. 아니 개조하면 반려동물이 충분히 될 수 있다.

물론 지금의 로봇 개 외양을 보면 로봇이 인간을 습격하는 내용의  '디스토피아'(Dystopia)  소재 영화나 드라마가 연상돼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로봇 개가 사이즈가 작아지고, 차가운 기계 모양이 실리콘과 인조 털을 활용한 반려동물 외양으로 감춰진다면 얘기는 다르다.

먹이를 시간 맞춰 줄 필요 없고, 변을 가리게 훈련시킬 필요도 없다. 집에 혼자 두고 나온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도, CCTV로 관찰할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아프거나 죽지 않는다. 기계다 보니 고장은 날 수 있지만, 정서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다.

AI가 딥러닝을 통해 더 발전한다면 로봇 반려동물이 반려인이 원하는 것을 미리 해줄 수 있다.

로봇 개만 생각하기 쉬우나 '로봇 원숭이'라면 어떨까.

두 손이 자유로워 반려인이 시키는 심부름까지 할 수 있다면 사람 모양 로봇은 조금 두려운 사람도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편리한 로봇 반려동물이지만, 로봇이 반려동물을 진정으로 대신할 수 있을지 다소 의문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생명인 반려동물에게도 쉽게 싫증을 내는 사람이 적잖은데 생명도 아닌  존재를 어떻게 대할지. 휴대전화나 자동차 바꾸듯이 갈아치우는 건 아닐까.

행여라도 하루아침에 유기된 로봇 반려동물의 AI가 분노해 인간을 공격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아니 로봇이 반려동물을 대신하게 돼 생존  위기에 몰린 수의사나 반려동물 미용사, 훈련사들이 또 다른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 기계 파괴 운동)을 일으켜 사회적 갈등을 빚는다면....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가 기대되는 만큼 철저히 준비해서 풍요롭고 행복기만 한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윤신근
수의사·동물학박사
한국동물보호연구회장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수의사 윤신근 박사

[서울=뉴시스]수의사 윤신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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