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이슨 추 디지펜공대 부총장 “부산, 콘텐츠 도시로 성장할 요소 확인”
"2024년 1월 혹은 그 이전에 디지펜 아카데미 부산에 설립"
"디지펜 졸업생의 초봉, 워싱턴주 대학 전체 1위"
"부산캠퍼스, 학생 1200명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
[부산=뉴시스] 제인슨 추(Jason Chu) 디지펜공과대학교 부총장(COO)은 늦어도 2024년 1월 이전에 부산에 디지펜 아카데미를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사진=디지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백재현 기자 = 부산시는 지난해 11월 게임산업육성 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2026년까지 ‘글로벌 게임선도도시 부산’이라는 비전아래 총 2768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동안 시의 적극적인 게임산업 진흥정책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업이나 인력 등의 수도권 집중화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게임관련 기업 수로는 부산이 경기도와 서울에 이어 3위지만 하지만 매출이 연간 1억원 미만인 영세기업이 60%에 달하고 있다.
시는 ‘글로벌 게임선도시 부산’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지산학 연계한 창의적 인재 양성’을 꼽고 있다. 그만큼 게인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에 뛰어난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 4월 11일 부산시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게임업계의 하버드’로 일컬어지며 세계 최고의 게임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미국 디지펜공과대학이 부산에 아시아캠퍼스를 설치하기로 하고 시와 업무협약(MOU)를 맺은 것이다.
1988년 문을 연 디지펜공과대학교는 미국 워싱턴 주의 레드먼드 시에 위치한 게임 개발 교육에 특화된 공과대학으로 세계 최초로 4년제 게임 프로그래밍 특화 학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시는 디지펜의 부산 진출로 글로벌 게임 인재 양성과 게임산업 창업생태계 조성에 획기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시스는 업무협약에 디지펜공과대학교의 핵심담당자인 제이슨 추(Jason Chu) 부총장(COO)과 이메일 인터뷰를 실시했다.
다음은 제이슨 추 부총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부산시와 업무협약을 맺게 된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 달라.
“1988년 시작된 디지펜공과대학교(디지펜)는 비디오 게임 및 인터렉티브 미디어 산업의 발전에 있어, 양질의 교육 제공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것을 미국, 싱가포르, 스페인, 태국, 사우디 아라비아 등 다양한 국가와의 협력 경험을 통해 습득했다. 디지펜은 보다 많은 대중에게 컴퓨터/비디오 게임에 특화된 세계 수준의 컴퓨터 사이언스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던 중, 게임 산업 발전에 있어 인재 육성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박형준 부산 시장과 최삼섭 대원 플러스 그룹(대원) 회장과의 회동에서 디지펜 아카데미 및 캠퍼스 설립에 대한 뜻을 나눴다. 또한, 박형준 시장의 한국 게임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재정 이력 등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와 디지펜 유치에 대한 의지, 그리고 최삼섭 회장의 무수한 대형 프로젝트 경험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박형준 시장은 디지펜과 대원이 공동으로 목표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지역 게임 개발 인력 육성 및 게임 개발 허브 조성’에 지원을 약속한 바, 부산시와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진행하기로 했다.“
-청라지구 등 여러 곳을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인력이 많은 수도권을 두고 부산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부산은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있어 특별한 이력을 가진 지역이다. 2005년 첫 시작된 G-STAR 전시회가 행사 운영과 부족한 콘텐츠에 대한 부정적 여론으로 2008년 존폐 위기에 몰렸을 당시, 다음 해 개최지를 부산으로 옮긴 후 국내외 게임사의 대거 참여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부산국제영화제는 1996년 첫 시작부터 흥행하며, 현재는 명실상부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국제 영화제, 국제 게임 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 나는 ‘콘텐츠로 즐거운 도시, 부산’을 콘텐츠로 넘쳐나는 도시로 성장할 만한 여러 요소를 확인했다. 그중 관련 지자체의 확고한 유치 의지 및 다양한 콘텐츠 경험을 통해 습득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유연성이 부산시가 가진 강점이라 판단했다. 이러한 환경은 디지펜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대중과 콘텐츠로 손쉽게 교류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이미 잘 갖추어진 점이 매력적이라 하겠다.”
-부산에 캠퍼스는 언제쯤 오픈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디지펜 아카데미의 경우, 2024년 1월 혹은 해당 시기 이전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펜 커리큘럼의 강점은 무엇인가.
“게임, 미디어 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곳이다. 따라서, 현재가 반영된 최신식 커리큘럼을 통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각 프로그램은 관련 업계의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매년 업데이트되며, 학생은 1학년부터 전공 수업을 수강한다. 또한, 학문적인 교육과 더불어 프로젝트, 인턴십 등 실용을 연계한 수업을 받는다. 예를 들자면, 학생은 수학, 물리학, 프로그래밍 등 기본 교육으로 배운 내용을 자유롭게 팀을 이뤄 수행하는 프로젝트 수업에 적용하게 된다. 실제 산업에서 일반적으로 채택하는 팀 기반의 프로젝트 환경을 대학 1학년 때부터 경험하는 것이다. 마치 작은 스타트업에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경험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하는 이러한 방식은 학생이 졸업 후 보다 빠르게 산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교육의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졸업생의 초봉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펜의 졸업생 초봉은 워싱턴주에 위치한 모든 대학과 비교하여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조지타운 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생의 수업료라는 “투자” 대비 졸업 후 수익을 확인 한 결과, 디지펜은 미국 내 대학 중에서 상위 1%를 기록했다.“
-부산 캠퍼스는 싱가포르나 스페인의 그것과 차이를 어떻게 둘 것인가.
”디지펜 싱가포르 캠퍼스는 싱가포르공과대학교라 불리는 공립 대학교와 공존하고 있다. 이는 졸업생이 공동 학위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스페인의 경우, 2개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독립형 캠퍼스이다. 나는 디지펜 부산 캠퍼스가 업계 관계자와의 협의를 통해 다수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독립형 캠퍼스가 되기를 희망하며, 궁극적으로는 싱가포르 캠퍼스 수준(재학생 1200명 이상)의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한다.“
-한국의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충고를 해 준다면.
”57%의 한국 청소년이 자신을 열렬한 게이머라고 응답했듯이, 한국의 게임 산업은 대중의 폭넓은 수용으로 인해,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최근 제작된 게임들은 실제 게임 플레이보다 게임 내 광고와 수익화에 더 치중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디지펜은 게임 개발 분야에서 그 경력을 쌓고자 하는 사람을 위해 게임 디자인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교육을 한국에 제공함으로써, 보다 흥미로운 형태의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하여, 사용자의 관심을 지속해서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한국의 부모들은 게임 중독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디지펜은 청소년(초등 1학년 이상)이 학교 교육에 관심을 갖도록 게임 개발을 통해 예술 및 과학 분야를 소개하기를 바란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향후 STEAM(과학, 기술, 공학, 예술 및 수학) 관련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는 것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추 부총장의 이력이 궁금하다. 한국과 어떤 인연이 있나.
”브리시티 컬럼비아 대학교(UBC)의 기계공학을 졸업한 후, 1988년 10월 디지펜에 입사했다. 1988년 당시에는 게임 개발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 전무하던 시절이다. 사실, 디지펜도 학사 학위 과정은 “실시간 상호작용 시뮬레이션 컴퓨터 과학”이라는 명으로 1996년에 처음 선보였다. 당시 나는 커리큘럼 개발자 중의 하나였으며, 현재는 COO-International (최고운영책임자)로서, 디지펜공과대학교의 국제적 운영과 확장을 담당하고 있다. 2008년 싱가포르 정부의 경제개발위원회 초청으로 싱가포르에 처음 국제 캠퍼스를 열었으며, 2011년에는 스페인 빌바오에 두 번째 국제 캠퍼스를 설립했다.
한국과는 2007년에 계명대학교와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인연이 있다. 디지펜은 “실시간 상호작용 시뮬레이션 컴퓨터과학” 프로그램의 첫 2년을 계명대학교에서 운영하는 것에 합의했으며, 이후 학생들은 디지펜 미국에서 나머지 2년을 수학하여 졸업 학위를 받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 출신 학생들과 교류하며, 한국 학생의 우수한 재능과 창의성을 확인함으로써, 한국 사회에 대한 개인적인 기대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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