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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지난해 고난도 식도암 수술 사망률 0%"

등록 2022.06.30 10: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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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암 치료 세계 상위 병원 수술 사망률 10%

로봇·흉강경 이용한 수술로 합병증 발생 줄여

"환자별 맞춤형 치료·중환자 집중 관리 효과"

[서울=뉴시스]김용희 서울아산병원 식도암센터장(왼쪽 아래)이 식도암 환자에게 다빈치 로봇을 활용한 식도 절제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2022.06.30

[서울=뉴시스]김용희 서울아산병원 식도암센터장(왼쪽 아래)이 식도암 환자에게 다빈치 로봇을 활용한 식도 절제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2022.06.30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지난해 서울아산병원에서 고난도 식도암 수술로 사망한 환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도암 수술은 암이 있는 식도를 제거하고 위나 장을 이용해 식도를 재건하는 방식으로, 절개 범위가 워낙 넓고 고령 환자가 많아 다른 암에 비해 수술 후 합병증과 감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폐식도외과)는 지난해 식도암 환자 177명에게 식도 절제 및 재건 수술을 시행했고, 전체 수술 환자 중 수술 후 한 달 이내 사망한 환자가 아무도 없어 수술 사망률 0%를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식도암 수술을 연간 30례 이상 집도하는 병원이 드물다. 이런 가운데 한 해 200례 가까운 수술을 하면서도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병원은 서울아산병원이 유일하다. 식도암 수술 건수 기준으로 세계 상위권에 속하는 병원조차도 수술 사망률이 평균 10%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다.

서울아산병원은 병원 문을 연 1989년부터 식도암 수술을 시작해 2011년 1천례를 달성했다. 2017년부터는 연간 150건이 넘는 식도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식도암 수술은 다른 암 수술에 비해 매우 까다롭다. 암 조직이 있는 식도를 잘라낸 후 위장이나 소장, 대장을 이용해 식도를 만들어 원래 식도의 남은 부분과 연결해야 한다. 수술 시간은 평균 8~12시간이다. 식도암 수술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최장 26시간까지도 소요된다.가슴과 배, 때로는 목 부위까지 광범위하게 절개해야 해 암 수술 중 수술 범위가 가장 넓다. 이로 인해 통증과 감염, 폐렴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 수술 사망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60~70대 이상 고령 환자들에게는 수술 2~3건을 동시에 받는 것과 같은 큰 부담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폐식도외과)는 넓은 절개 범위에 따른 흉터와 통증,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로봇이나 흉강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왔다. 특히 로봇으로 수술을 하면 가슴과 복부에 1cm 이하의 구멍을 4~5개 정도만 내기 때문에 환자가 느끼는 고통이 줄어들고 회복 기간도 단축된다. 지난해 식도암 수술 환자 177명 중 110명(62%)이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수술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로봇 수술은 식도암 초기이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아시아에서 식도암 로봇 수술을 가장 많이 시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10년여 간 다양한 병기의 식도암 환자들은 물론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도 로봇 수술을 안전하게 시행했고, 우수한 수술 결과를 국내외 여러 학회를 통해 발표해왔다.

식도암 수술 성공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여러 진료과 간 긴밀한 협진 시스템(다학제 진료)이 자리잡고 있다. 식도암 치료는 흉부외과(폐식도외과)를 비롯해 위장관외과, 대장항문외과,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 의료진 간 협진이 필수다. 서울아산병원은 20여 년 전 국내 최초로 식도암 통합진료를 시작하며 환자 맞춤형 수술 방향을 세우고 체계적인 중환자 관리를 시행해 수술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김용희 서울아산병원 식도암센터장(흉부외과 교수)은 “다른 암에 비해 식도암 수술 사망률이 월등히 높은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식도암 수술 사망률 0%’ 기록은 놀라운 성과"라면서 "고령의 식도암 환자들이 그만큼 안전하게 수술을 받고 새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진료과 간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을 바탕으로 식도암 환자들에게 수준 높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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