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침묵의 암살자' 난소암, 증상 나타났을 땐 이미 늦다

등록 2022.09.26 15:30:27수정 2022.09.26 16:13:4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가족력·유전적 변이 있다면 고위험군

임신·출산경험 없는 30대 위험 높아져

초기 증상 없고 진행돼도 증상 경미

3기 생존율 30% 불과…조기진단 중요

고위험군은 BRCA 변이 검사로 예방

[서울=뉴시스]여성암 사망률 1위인 난소암은 '침묵의 암살자'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났을 땐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여서 생존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진= 뉴시스DB) 2021.01.22

[서울=뉴시스]여성암 사망률 1위인 난소암은 '침묵의 암살자'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났을 땐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여서 생존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진= 뉴시스DB) 2021.01.22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여성암 사망률 1위인 난소암은 '침묵의 암살자'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났을 땐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여서 생존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30대 발병률도 급속히 늘고 있다. 26일 조현웅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를 통해 난소암의 발병 원인을 비롯해 치료법과 예방법 등을 알아봤다.

국가 암등록자료에 따르면 난소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6.5명 정도로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부인암 중 생존율이 가장 낮다. 2018년 한 해 난소암으로 사망한 여성은 1200명을 넘어섰다. 난소암은 보통 50~70세에서 발병률이 높지만 최근에는 30대 발병율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난소암 위험인자로는 우선 가족력을 꼽을 수 있다. 부모 또는 가까운 친척이 난소암에 진단된 경우 난소암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 BRCA1/2나 린치증후군과 같은 유전적 변이를 가지는 경우 또는 난소암, 자궁암 또는 대장암 등 과거 병력이 있는 경우도 난소암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자궁내막증 병력도 난소암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출산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경우나 임신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난소암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기타 식습관, 비만도 관련이 있고 10년 이상 프로게스테론 없이 에스트로겐을 복용한 경우도 난소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젊은 여성에서 비교적 난소암 발생이 증가하는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임신·출산 감소, 고지방·고칼로리 식품을 섭취하는 식습관이나 비만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난소암은 임신 또는 출산을 하지 않아 지속적으로 배란을 하는 경우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초기 환자들은 대부분 산부인과 정기검진에서 우연히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난소암은 상당히 진행이 돼도 증상이 경미하고 주요 증상으로 복통, 복부팽창, 질출혈, 위장장애, 소화 장애 등이 있을 수 있다. 난소암은 1기에 진단되면 5년 생존율이 약 90% 이지만, 3기의 경우 30% 정도로 매우 낮아 초기에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난소암은 예후가 나쁘고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암인 만큼 일단 난소암이 의심되면 산부인과 부인종양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난소암의 기본적인 치료는 병기에 상관없이 개복수술을 통해 가능한 모든 종양을 제거한 후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다. 다만 초기의 경우 항암치료를 하지 않거나, 환자가 미혼이거나 임신이 필요한 경우 한쪽 난소만 제거하고 경과를 관찰하는 경우도 있다. 또 초기이거나 병변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지 않으면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수술도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난소암은 수술을 통해 종양을 완전히 절제 하는 것이 예후가 좋다. 하지만 난소암은 복강내에 광범위하게 종양이 퍼지기 때문에 종양이 위, 소장, 대장, 횡경막, 간, 비장까지 침범하는 경우가 있어 완전히 절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수술 전 여러과 간 진료(다학제 진료)를 통해 종양을 완전 절제할 수 있는 수술 계획을 미리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수술 후 항암치료 또는 재발했을 때 수술 또는 항암치료 등 치료계획을 수립할 때 다학제 진료가 매우 중요하다. 또 최근 난소암에서 유전체 검사가 중요해지면서 환자의 임상정보, 조직검사 병리정보, 유전체 검사 정보를 바탕으로 종양내과 전문의, 산부인과 부인종양 전문의, 병리과 의사 등이 모여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법을 제공하는 분자종양 다학제가 활성화 되고 있다. 다학제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서 종합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좋은 이유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난소암이 재발할 경우 종양의 완전 절제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수술을 시행하고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 수술 없이 항암치료 하는 것보다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또 수술할 때 재발한 종양 조직을 통해 항암제 내성, 유전자 변이에 대한 검사를 시행할 수 있어 향후 항암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BRCA변이가 있는 난소암 환자에서 수술 및 1차 항암치료 후 표적치료제로 유지 치료를 했을 때 무병생존 기간을 40개월 넘게 연장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난소암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아직까지 없다. 다만 자궁과 난소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골반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CA-125)를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난소암의 조기 진단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

난소암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여성에서는 난소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BRCA변이가 있는 경우 DNA 복구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유방암, 난소암 등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난소와 난관을 절제하면 암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 BRCA 검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와 본인이 난소암 또는 BRCA 변이 위험이 높은 유방암을 진단받은 경우다. 부모가 BRCA 변이를 가지고 있는 경우 자녀에게 변이가 유전될 확률은 50%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