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화물창만 아파트 10층 높이, LNG운반선 어떻게 만들까

[목포=뉴시스]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 중인 17만4000t급 LNG운반선. *재판매 및 DB 금지

[목포=뉴시스] 옥승욱 기자 = 지난달 28일 방문한 전라남도 목포 현대삼호중공업에서는 17만4000톤급 LNG 운반선 건조가 한창이었다. 이 선박에는 총 4기의 LNG 화물창이 실리는데 기자는 3번째 화물창에 들어가 제작 현장을 직접 살펴봤다.

액화천연가스(LNG)는 천연가스를 정제해 얻은 메탄가스를 냉각해 영하 163도의 액체로 만든 청정가스를 말한다. 가스가 액화되면 부피가 1/600로 줄기 때문에 이처럼 액화 상태로 운반한다.

최근 국제해사기구 환경 규제에 따라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선박인 LNG 운반선 발주가 크게 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는 연간 8척의 LNG운반선을 건조한다. 올해는 7척을 수주했으며 현재 30척 이상의 물량을 확보했다. 내년에는 물량 확대에 따라 최초로 9척을 건조한다는 목표다.

[목포=뉴시스] LNG 화물창에서 현대삼호중공업 조상선 멤브레인공사부 부서장이 화물창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LNG 화물창은 영하 163도의 액화천연가스를 실어야 하기 때문에 뛰어난 기술력이 요구된다. 보안도 필수여서 화물창 출입은 엄격하게 제한된다. 현대삼호중공업 조상선 멤브레인공사부 부서장은 "이곳은 출입증이 있어야 들어올 수 있다"며 "일반 직원들도 드나들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고 말했다.

화물창에 들어서니 탁 트인 공간이 꽤 넓었다. 아파트 10층 높이의 화물창 곳곳에는 작업 현장을 오갈 수 있게 만든 철제 구조물이 눈에 띄었다. 조상선 부서장은 "이 탱크 하나에 5만t의 액화천연가스가 실린다"며 "선박 제일 앞 부분 탱크가 나머지들보다 작은데 이를 다 합하면 18만t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선박을 17만4000t급 LNG 운반선이라고 명명하는 이유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목포=뉴시스] LNG 화물창 플라즈마 자동용접 시공 장면. *재판매 및 DB 금지

화물창은 1차방벽과 2차방벽을 차례로 시공한다. 1차 방벽은 알루미늄, 스테인리스강 등 극저온을 견디는 소재로 만든다. 이어 2차 방벽은 액체 화물이 1차 방벽 누수 시 선체를 보호하고 폭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화물창은 LNG가 비등(액체에서 기체로 변하는 현상)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단열재를 사용하는 등 공사 과정도 꽤 까다롭다. 중국이 일반 상선과 달리 LNG 운반선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이런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LNG 화물창 하나를 제작하는 데는 통상 석달 정도 소요된다. 이후 정리 작업 등 마무리 작업을 거치면 두 달이 더 걸려, 선박 하나를 건조하는데 총 5개월이 걸린다. 조상선 부서장은 "두 개의 화물창을 동시에 만들고 나머지 두 개는 2주 정도 뒤에 착공한다"며 "화물창 4개를 만드는데 5개월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화물창 공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가 '용접'이다. 용접이 잘못돼 액화천연가스가 새기라도 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거듭된 연구 끝에 화물창 공사에 플라즈마 자동용접을 적용하는데 성공했다. 자동용접이 어려운 곡선 구간은 여전히 사람들이 직접 용접하는데 이 역시 쉽게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화물창 밖 용접공들을 교육하는 TIG 용접장이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곳에는 10여명의 직원들이 화물창 용접에 투입되기 위해 용접 실습을 하고 있었다. 조상신 부서장은 "화물창 방벽 소재가 스테인리스여서 일반 용접과는 방식이 다르다"며 "일반 용접봉을 녹여서 용접하는 방식이 아니라 소재 자체를 녹여 붙이는 제살 용접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포=뉴시스] TIG 용접장에서 현대삼호중공업 직원들이 용접 실습을 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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