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두번째 신약 탄생 임박…"기념비 될 것"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기대감 커져
정부, 4000억 규모 지원사업 추진
[서울=뉴시스] 황재희 기자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가 4일 오후 신한투자증권 신한WAY홀에서 개최된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두 번째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탄생을 앞두고 업계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일 한국바이오협회 주관으로 개최된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에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는 “세레스테라퓨틱스의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기념비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몸 안에 사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인체에 사는 세균,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을 말한다. 다양하게 변하면서 인간의 질병과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해 12월 스위스 제약사 페링제약이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리바이오타’를 최초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으로 승인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허가를 앞두고 있는 두 번째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미국 기업 세레스테라퓨틱스의 ‘SER-109’이다. SER-109는 리바이오타와 달리 먹는 경구용 치료제로, 캡슐로 된 알약을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박 교수는 “최초로 허가받은 리바이오타는 환자 항문으로 이를 넣는 방식이지만 세레스 신약은 캡슐만 먹으면 된다”며 “항문 치료는 환자들이 싫어하는 치료법인 만큼 경구용 치료제가 나왔다는 것은 생각보다 기념비적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레스 신약은 올해 상반기 허가가 예상되는데, 아마 이런 것들(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다른데(기업)서도 막 터져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페링이 개발한 리바이오타는 인간 분변에서 추출한 미생물로 만든 디피실감염증(CDI) 치료제이다. 디피실감염증은 장내에서 클로스트리디움디피실균이 과잉 증식해 설사, 염증, 장기부전 등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리바이오타는 재발성 디피실감염증 환자에게 항생제 치료가 완료된 뒤 투여하면 장내 미생물 균형을 맞춰 디피실감염증이 재발하지 않게 한다.
또 박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적응증이 암, 알레르기, 비만, 뇌 등 여러 질환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박 교수는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때는 특정 균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며 “면역항암제가 듣지 않아서 전이가 진행된 멜라노마(흑색종) 환자 10명에게 면역항암제로 완치된 환자대변을 이식한 후 다시 면역항암제를 사용했더니 이중 3명이 완치가 되는 연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정부는 4000억원 규모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부지원 사업을 다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세미나에 연자로 나온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김형철 바이오PD는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소개 및 정책 동향에 대해 발표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6개 기관과 정부 연구개발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업은 뇌질환, 항암제 등 인체질환 큰 타깃 극복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2025년부터 2032년 까지 8년간 4000억원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 범부처 지원사업 일환으로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이니셔티브 사업’을 추진했으나 예타(예비 타당성)에서 탈락했다. 과기정통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다수 부처가 참여해 1조1000억원 규모로 추진했으나, 너무 많은 사업을 하나에 담아 목적지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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