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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I, 천연 항생물질 모방한 새 항생제 개발…내성균 극복에 도전

등록 2023.08.01 12:37:41수정 2023.08.01 14: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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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와 공동연구, 자연 생물 유래 항균 펩타이드 모방 '양친매성 화합물'

항균 펩타이드 생체 내 불안정성 극복, 국제학술지 게재

[대전=뉴시스] 항균 펩타이드 모방체의 단백질 가수분해효소에 대한 안정성(a), 항균작용기전(b 및 c), 항생물막활성(d), 기존 항생제와의 시너지 효과(e) 및 항염증 활성(f)을 나타내는 그림.(사진=KBS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항균 펩타이드 모방체의 단백질 가수분해효소에 대한 안정성(a), 항균작용기전(b 및 c), 항생물막활성(d), 기존 항생제와의 시너지 효과(e) 및 항염증 활성(f)을 나타내는 그림.(사진=KBS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내성균에 강한 활성을 보이는 천연 항생물질을 모방한 새 항생제를 개발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바이오융합연구부 방정규 박사팀이 조선대학교 신송엽 교수팀과 함께 항균 펩타이드의 양친매성 특성을 모방한 새로운 저분자 화합물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양친매성 화합물은 내성균에 대항해 강한 활성을 보이면서 독성이 적고 효소에 안정적이며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항생제 오남용은 슈퍼버그(내성균)를 출현시켜 인간의 수명을 위협하고 있어 많은 과학자들이 합성 항생제 대신 자연생물에서 추출한 항생물질인 항균 펩타이드를 원료로 천연 항생제를 만들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항균 펩타이드는 아미노산 50개 미만으로 이뤄진 양친매성 물질로 꿀벌의 멜리틴이 대표적이다. 멜리틴은 내성균에도 강력한 항균력을 갖지만 독성, 짧은 반감기, 고비용 등의 문제로 상용화는 아직 무리다.

이번에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항균 펩타이드 모방체는 데옥시티미딘(deoxythymidine)을 몸체로 두 개의 구아니딘(guanidine) 또는 아민(amine) 그룹을 연결해 양이온성(친수성)을 띠게 하고 두 개의 아다만틴(1-adamantanemethyl) 작용기를 연결시켜 소수성을 띄도록 유도, 항균 펩타이드와 동일한 형태의 양친매성 구조를 갖도록 설계됐다.

이 모방체 화합물은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그람양성균 및 그람음성균에 대해 강력한 항균력을 나타냈으며 단백질 분해 효소와 혈청에 대해서도 강한 저항성을 보였다.
 
또 700~800 달톤(Da·질량단위) 정도 분자량을 갖는 저분자 물질로 제조과정이 간단하기 때문에 펩타이드 제조의 일반적 단점인 복잡한 개발공정과 고비용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특히 항생제 내성을 일으키는 주범인 세균이 생산하는 생물막(biofilm)의 형성을 억제하거나 이미 형성된 생물막을 제거하는 항생물막 활성(antibiofilm activity)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항생물막제(antibiofilm agent)로 응용이 가능하다.
 
이 약물을 기존 항생제와 병행 치료시 항균활성이 상승되는 효과가 있어 항생보조제(antibiotic adjuvantes)로도 사용 가능하다.

이번 공동연구에서 KBSI 방정규 박사는 양친매성 물질의 설계·합성을 맡았고 조선대 의예과 신송엽 교수는 약물의 활성 및 작용기작을 규명했다.

신송엽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항균 펩타이드 모방체는 항균작용은 물론 항생물막 및 항염증 활성도 갖췄다"며 "항균 펩타이드의 생체 내 불안정이라는 한계점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 온라인에 지난달 5일자로 실렸다.(논문명:Evaluation of deoxythymidine- based cationic amphiphiles as antimicrobial, antibiofilm, and anti-inflammatory agents, 방정규·공동제1저자/신송엽·공동교신저자)

방정규 박사는 "합성 항생제가 극복하지 못한 내성균에 대해 수천년 동안 생존한 동·식물에서 유래된 항균 펩타이드를 모방해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했다"며 "세균과의 전쟁에서 또 하나의 생존전략을 제시한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부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s05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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