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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옛 충남도청 향나무·시설 무단 훼손 논란

등록 2021.02.17 17: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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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원상복구 요구, 이행안되면 손해배상 검토"

문체부, 공사중단요청 공문 보내 "용역발주된 상태"

국민의힘 대전시당 "도청사 대전 역사 담긴 문화유산"

[대전=뉴시스] 대전시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에 식재된 향나무가 제거된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대전시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에 식재된 향나무가 제거된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조명휘 기자 = 대전시가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사에 '소통협력공간' 조성사업을 하면서 향나무 100여그루를 잘라 폐기하고, 관계기관 협의없이 시설물 정비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있다. 

17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8월 20일 준공을 목표로 옛 충남도청사 일원에 소통협력공간 조성을 위한 시설개선공사를 하면서 향나무 172그루 가운데 128그루를 폐기했다. 나무 수령은 50~80년이다. 44그루는 유성구 양묘장으로 옮겨 이식했다.

붕괴우려를 들어 담장이 철거됐고 부속동 등 일부 시설물에 대한 철거공사도 진행됐다. 공정율은 약 15%다. 소통협력공간 조성사업엔 국비 60억 원과 시비 63억 원이 투입된다.

그러나 옛 충남도청사 건물은 대전시 소유가 아니다. 2012년 내포신도시로 도청이 이전하면서 국가 매입이 추진됐고 문화체육관광부가 802억원에 사들였다.

올해 중으로 잔금 71억원이 치러지면 소유권은 충남도에서 국가로 완전 이전된다. 소통협력공간 조성을 위한 시설물 정비 필요성이 있다면 충남도, 문체부와 협의가 전제돼야하는데 무턱대고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상황을 파악한 문체부는 지난 4일 시에 공문을 보내 공사중단을 요청했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해 12월 공문을 통해선 올해 건물 전체에 대한 활용방안 관련 연구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점도 설명했다.

용역결과가 나오면 사업계획이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문체부와 사전협의를 해 보수·보강을 하라는 내용이다.
[대전=뉴시스] 대전시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에 식재된 향나무.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대전시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에 식재된 향나무.  *재판매 및 DB 금지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붕괴가 우려되는 것만 공사를 하고 나머지는 손대지말 것을 요청했었다"며 "현재 옛 도청 건물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용역이 발주된 상태"라고 말했다. 

시는 현재 공사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대신 문체부에 공문을 통해 빠른 공사재개를 요청했다. 소통협력공간 조성사업이 대전시민을 위한 문화, 혁신, 공유공간이니 공사재개를 서둘러 달라는 건의다. 

그러나 충남도가 지난 15일 공문을 보내 원상복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져 대전시의 입장이 매우 난처해진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협의없이 사업이 진행되는 것을 몰랐고, 최근 담당자가 출장을 나가 현장을 확인했다"면서 "담장 주변과 옛 우체국 건물 등에 대한 복구를 요청했다. 이행되지 않으면 대부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고, 손해배상 청구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정치권의 반발도 나왔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화유산을 대전시 스스로 앞장서 망가뜨렸다"면서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허태정 시장의 역사의식 부재를 따지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옛 충남도청사는 대전의 역사가 담겨있는 근대문화유산이다. 책임자를 밝혀내고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철모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내일중 간부회의를 통해 관계기관간 협의가 충분했는지 확인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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