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박채윤·차은택…특검수사의 '조력자들'
구속 후 180도 바뀐 박채윤, "언론에 왜 비협조적이라고" 불만까지
창문 달린 '특별조사실' 운영 피의자들과 '심리게임'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수사결과 발표를 이틀 앞두고 있다. 90일간의 활동에서 상당한 성과를 낸 특검팀의 수사는 '조력자' 없이는 불가능했다.
'특검팀의 복덩이'라고 불리는 장시호씨가 조력자 중 첫손에 꼽히지만, 수사관들은 차은택(48)씨, 성형외과 김영재(57) 원장의 부인 박채윤(48)씨 등을 거론하고 있다.
장시호씨는 조사실에서 혼자 일종의 자백서를 쓰는 일도 잦았다. 통상 조사는 조사관과 변호인의 입회하에 이뤄지지만 장씨의 경우 워낙 수사에 협조적이어서 'ㅇㅇㅇ에 대해 아는대로 적으라'는 식의 주문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노트북과 함께 조사실에 혼자 두면 알아서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모두 적어 제출하는 식이다. 장씨는 이에 대해 "오늘은 숙제를 받았어요"라고 표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철 특검보는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장씨가 엄청 밝게 인사를 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특검보는 "'또 오셨네? 오늘은 뭐하느냐?'라고 물었더니 '오늘은 숙제를 받았어요'라며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더라. 그리고는 조사실 컴퓨터에 무언가를 혼자서 뚝딱뚝딱 쓰더라"고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박채윤씨도 수사에 매우 도움을 준 인물로 꼽힌다. 박채윤씨는 특검팀에 소환된 뒤 일체 혐의를 부인하다가 결국 구속됐다.
이외에도 특검관계자들은 차은택씨도 수사에 매우 협조적이었던 인물로 꼽았다. 차씨는 초기부터 자신에게 적용된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최순실씨의 각종 비리행위를 적극적을 진술했단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특검팀은 특별조사실을 만들어 이들에게 일종의 '특별대우'를 해줬다. 특별조사실은 윤석열 검사의 집무실이었다가 조사실로 변경한 장소라고 한다. 구속피의자의 경우 자해 등의 위험이 있어 창문이 있는 방에서 조사하지 않는데 이 방은 창문이 있어 시내 전경을 바라볼수 있는 등 훨씬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창문이 달린 유일한 조사실이었다.
특검은 이 방을 각 피의자들과 '심리게임'을 하는데 적절히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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