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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 바꾼 사우디 왕실에서 무슨 일이···사우디 왕가 첫 부자세습구도 확립

등록 2017.06.21 16: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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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지난 2012년 5월14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리야드에서 걸프협력위원회(GCC) 정상회담 개막을 앞두고 회원국 정상들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살만 사우디 국왕은 21일 예상을 깨고 그를 왕위 계승 서열 1위의 왕세자로 임명하면서 사우디 왕족들에게 왕세자에게 대해 충성을 서약하도록 지시했다. 2017.6.21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지난 2012년 5월14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리야드에서 걸프협력위원회(GCC) 정상회담 개막을 앞두고 회원국 정상들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살만 사우디 국왕은 21일 예상을 깨고 그를 왕위 계승 서열 1위의 왕세자로 임명하면서 사우디 왕족들에게 왕세자에게 대해 충성을 서약하도록 지시했다. 2017.6.21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2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에서 이뤄진 왕세자 교체의 핵심은, 살만 빈 압둘 아지즈(82)이 조카를 밀어내고 자신의 아들을 앉혔다는 점이다.  사우디 국영통신에 따르면 살만 국왕은 이날 조카인 모하메드 빈 나예프 왕세자를 폐위하고, 자신의 아들이자 그동안 부왕세자였던 모하메드 빈 살만(31) 왕자를 왕위계승 서열 1위로 지명했다.

 살만 국왕으로선 지난 2015년 4월 이복 동생인 무크린 빈 압둘아지즈 당시 왕세제 폐위에 뒤이은 두번째 폐위이다. 2015년 1월 친형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국왕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은 이후 돌고 돌아 결국 부자 세습의 꿈을 이룬 셈이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자는 지난 2016년부터 국방장관과 왕실직속 경제개발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며, 무력과 돈을 양 손에 쥔 사우디의 실세 중의 실세로 주목받아 왔다. 사우디 국영매체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국방장관 직을 앞으로도 겸임한다고 밝혔다.  폐위된 모하메드 빈 나예프(57) 전 왕세자는 살만 국왕의 동생 나예프의 아들로 사우디의 치안을 책임져온 내무장관을 겸직해왔다.

 모하메드 빈 살만 새 왕세자는 그동안 경제개발위원장으로서 사우디의 석유의존 경제구조를 개혁하는 일을 맡아 국제사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다. 그는 저유가로 인해 사우디 경제가 휘청이자 부유층에 휘발유와 가스, 전기, 상수도 보조금을 축소하고 부가가치세를 도입하는가하면, 광산이나 미개발 대지 등 국유지에 세금을 매기거나 국영기업들을 민영화하는 방안도 주도했다.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것도 바로 모하메드 빈 살만이다.

 사우디 왕실에서 심상치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온 것은 지난 17일이었다. 살만 국왕이 범죄수사 및 형사사건 전반을 다루는 수사기소국(BIP)을 내무부에서 분리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나예프 왕세자로서는 실권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1932년 초대 국왕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가 연 사우디 왕가는 전통적으로 형제세습을 지켜왔다. 현  살만 국왕은 사우디 초대 국왕 압둘 아지즈와 아내 히사 수다이리 사이에서 태어난 7번째 아들로, 2015년 1월 이복 형인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세상을 떠나자 왕위를 계승했다.

 사우디는 전통적으로 이븐사우드 초대국왕의 아들들이 형제세습으로 왕위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압둘라 6대 국왕의 타계 이후 왕위를 계승한 살만 국왕은 즉위 3개월 만인 2015년 4월 당시 왕세제였던 자신의 이복동생 무크린 빈 압둘아지즈를 폐위하고,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형 나예프의 아들, 즉 자신의 친조카인 모하메드 빈 나예프를 왕세자, 그리고 친아들 모하메드 빈 살만을 부왕세자로 앉혔다.

 그동안 왕가 안팎에서는 살만 국왕과 그의 후계자들에 대해 불만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경제위기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해 예멘 내전에 개입하고, 이란과 갈등이 격화한 것도 살만 국왕에게는 큰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해 3670억 리얄(약 114조3860억 원)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살만 국왕은 자신의 아들을 왕세자로 앉힘으로써 부자세습을 이루고, 자신의 권력을 확고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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