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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부패수감자들에게 석방 대가로 재산 요구

등록 2017.11.22 15: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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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 ( 사우디 아라비아) = AP/뉴시스】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영통신사가 배포한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사진. 그는 사우디 국내 개혁과 정적에 대한 숙청을 감행하면서 예멘, 시리아, 레바논 등 중동 지역의 여러 주변국에서 이란에 대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2017.11.08 

【리야드 ( 사우디 아라비아) = AP/뉴시스】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영통신사가 배포한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사진.  그는 사우디 국내 개혁과 정적에 대한 숙청을 감행하면서 예멘, 시리아, 레바논 등 중동 지역의 여러 주변국에서 이란에 대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2017.11.08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부패를 이유로 왕자와 정치인 및 기업가 수십명을 체포한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들이 구금된 리츠칼튼 호텔에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사우디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반부패위원회를 이끄는 왕세자가 최측근 인사 몇 명만 대동해 리츠칼튼 호텔을 방문하고 있다"며 "그는 이 곳에서 꽤 긴 시간을 보낸다"고 전했다. 사우디 당국이 구금된 인사들을 향해 석방 조건으로 재산의 국가 환원을 종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 대목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2주 간 리츠칼튼 호텔에 구금된 왕자 및 정치인, 기업가들은 왕세자 또는 당국 관리들과 재산 환원과 석방을 두고 협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 관리는 "정부가 그들에게 요구하는 금액은 그들이 부당하게 취득한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에 비례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동결된 은행 계좌 등의 수는 당국이 처음에 발표한 2000개를 훨씬 넘어선 상태다.

 사우디 당국은 자산 몰수와 자산의 국가 이전을 총괄하는 일을 담당하는 특별위원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고위 관리는 "위원회는 전체 자산의 70%를 몰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약 50%를 몰수하는 정도가 현실적인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자산의 대부분이 해외 계좌에 예치 돼 있어 사실상 정부의 압류가 어려운 상황이다.

 당국 관계자는 "많은 수감자들이 국가가 제시한 거래에 동의했다"면서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알헤이어 교도소로 수감돼 재판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사우디는 살만 국왕의 칙령으로 왕세자가 이끄는 반(反)부패위원회를 출범하고 왕자 및 고위 관리 등 수십명을 구금했다. 반부패위원회는 조사, 체포, 여행금지, 자산동결 등의 권한을 갖는다. 혐의가 밝혀지면 연관된 돈은 모두 사우디 재무부로 상환된다.

 이는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탈피하고 사회 전반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왕세자가 추진하는 '비전2030’의 자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구금자 목록에는 사우디 군부의 핵심 인사인 미테브 빈 압둘라 전 국가수비대 사령관, 세계 최대 부호로 꼽히는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 등이 포함됐다.

 한편 사우디 당국이 리츠칼튼 호텔 뿐 아니라 인근에 위치한 4성급 호텔인 코트야드바이메리어트 호텔에도 추가 의료 시설을 설치하면서 이번 구금이 장기화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리츠칼튼과 코트야드 측 대변인은 "당분간 일반적인 호텔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두 호텔의 객실 모두 내년 2월까지 온라인을 통한 예약이 불가능하다.

 한 관리는 "일부 구금자들에게 진료가 필요한 상황이라서 현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의료 시설을 확대했다"며 "수감자들이 병원으로 이송돼 외부 사람들과 접촉하고 의사소통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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