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빗물청소' 첫 실험은 실패…"가능성은 봤다"(종합)
기상청·환경부, 서해 인공강우 실험 결과 발표
"지상 부근 대기 건조…내륙 강우 감지 안돼"
"따라서 미세먼지 저감 효과 역시 확인 못해"
"미세먼지 저감 위한 다각적 방법 검토 중"
"실험 규모 작았지만 지금은 기초 연구 단계"
"어려운 해상 실험에서 가능성 확인한 의미"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지난달 25일 오전 전북 군산 인근 120km 서해상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하는 기상항공기가 구름 씨앗인 요오드화은을 살포하고 있다. 2019.01.25.(사진=기상청 제공) [email protected]
기상청과 환경부는 27일 합동브리핑을 열고 지난 1월25일 서해상에서 진행했던 인공강우 실험에 대한 상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기상청은 이번 실험을 통해 구름씨 살포 후 대기 중 구름 발달이 확인됐고 일부 섬에서 강우가 감지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상 부근 대기가 건조해 내륙에서는 강우가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항공기에 장착된 관측 장비로 구름 내부 변화를 분석한 결과 큰 구름과 강우 입자의 수가 증가했다. 또 기상레이더를 통해서는 하층 구름이 발달하는 것이 탐지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륙에서는 강우가 감지되지 않았으나 일부 섬(장산도) 지역에서는 2회 감지됐다"며 "구름씨 살포로 발달한 하층운에서 약하게 강우가 생성됐으나, 내륙은 지상 부근의 대기가 건조해 낙하하는 강우 입자가 증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인공강우 영향 예측 지역인 영광, 나주 등 내륙지역에서 강우가 관측되지 않음에 따라 확인할 수 없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기상청은 실험 당일 시작 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께 목표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이는 바람(풍속 증가)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미세먼지는 외부 공기 유입으로 오후 2시부터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실험 기간 미세먼지 농도 감소는 풍속 증가에 의한 것이었고, 그 이후 다시 외부공기 유입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상원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 원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이번 실험에서 인공강우 물질로는 요오드화은 3.6㎏을 이용했으며,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돼 유해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며 실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중국발 스모그 유입과 안개, 미세먼지로 대기질이 나빠진 지난 25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2019.02.25. [email protected]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통해 기상청과 지속적으로 협업할 예정이며, 입체 관측을 위한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저감 조치를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검토 중이며 그 중 하나가 인공강우"라고 실험 취지를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실험 규모가 작은 것 아니었냐는 지적에 대해서 "실용화 차원에서는 맞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은 실용화를 위한 기초 연구 단계"라며 "과학적인 데이터가 축적되고 방향성이 잡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에 관측 장비 설치 등 효율성을 높이는 측면을 고민한 뒤 규모를 키울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올해 이와 같은 인공강우 실험을 15차례 진행할 예정이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내륙보다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해상 실험에서 인공강우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증우량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이 시급한 만큼 향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은 기상항공기를 이용한 인공강우 실험을 해왔으며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인공강우로 인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하는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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