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취임 첫 선거에 '黃 키즈' 공천…친황계 재편 논란
통영·고성 보선 후보로 검찰 후배 정점식 낙점
경쟁 후보들, 경선 결과 이의 제기하며 반발
"전략공천도 아니고 경선 공정성 문제 없어"
【고양=뉴시스】박영태 기자 =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된 황교안 후보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email protected]
11일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남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점식· 서필언· 김동진 등 3명을 대상으로 경선을 실시한 결과, 정점식 예비후보가 한국당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정 전 검사장은 정치신인 가산점 포함 득표율 42.22%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서필언 예비후보는 35.03%, 3위 김동진 예비후보는 29.80%로 뒤를 이었다. 경선 방식은 선거인단 여론조사 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합산했다.
경남 고성 출신인 그는 대검 공안 2·1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대검 공안부장 등 공안라인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공안(公安)통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한 달만에 좌천성 인사에 대한 불만으로 물러났다.
정 전 검사장이 정계에 발을 들이자마자 재보궐선거 후보로 전격 발탁되면서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와의 인연이 거론되고 있다.
정 전 검사장은 지금도 황 대표가 치적으로 자부하는 '통진당 해산'의 주역이다. 황 대표가 법무장관 시절 통합진보당 해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았고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전 검사장은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과도 인연이 있다. 최 의원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2차장으로 근무하며 굵직한 공안 사건을 총괄 지휘했다.
4·3 재보궐선거는 경남 창원과 통영·고성 등 2곳에서 치러지는 미니 선거에 불과하지만, 여야는 내년 총선을 1년 앞두고 PK(부산·경남) 민심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로 삼고 있다. 황 대표에게도 첫 선거라는 점에서 당의 장악력을 확대하는 중요한 시험대라 할 수 있다.
이같이 중요한 선거전에서 황 대표가 자신의 검찰 직계 후배이자 최측근을 공천하자 정치권에서는 '황키즈'의 전면 등장으로 확대해석하고 있다.
황 대표의 등장으로 기존의 친박·비박 계파 색채가 예전보다 옅어지는 대신 당내 권력의 중심이 친황(親黃·친황교안)계로 재편될 수 있는 신호탄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는 총선에서 당대표가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염두에 둔 해석이다.
정 전 검사장 외에 검찰 출신 특정 인사가 거명되면서 '황키즈 검사'들이 내년 총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말도 흘러 나온다.
【통영=뉴시스】신정철 기자 = 오는 4월 3일 실시되는 경남 통영고성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정점식(53, 전 대검 공안부장)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7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자유한국당 경선에서 공정하게 싸워 승리할 것”임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9.03.07. [email protected]
정 전 검사장은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서 큰 일꾼이 되겠다"며 "대표님을 모시고 자유경제주의 회복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정 전 검사장의 공천을 두고 잡음도 흘러나오고 있다. 경선을 빙자한 전략공천이나 다름없는 게 아니냐는 반발 기류가 읽혀진다.
당장 경쟁후보들이 여론조사기관의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한국당 사무원의 집계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경선 결과가 지역 여론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당을 불신하는 분위기다. 지난 2월21일 창원 KBS가 여론조사 업체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서필언 19%, 김동진 16.3%, 정점식 7.6%로 나왔지만 불과 17일만에 결과가 뒤집한 것에 믿을만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월 15~17일 통영·고성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700명씩 14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유선 RDD와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7%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에 대해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경남 통영·고성 선거구에 대한 공천 심사 및 경선 전반은 공정하게 진행됐다"며 "경선 시행 여론조사 기관은 공관위의 의결에 따라 후보 측이 추천한 대리인이 참석한 가운데 추첨을 통해 공정한 절차에 따라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국당의 한 중진의원은 "만약 전략공천이었다면 공정성을 문제 삼을 수 있겠지만 경선으로 치러진 만큼 결과를 문제 삼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대표가 되었으니 당을 운영하는 방향으로 나름 생각하는 게 있을 것이고 자기 사람으로 꾸릴 수는 있겠지만 벌써부터 친황계로 비판하기에는 좀 이른 감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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