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못 느끼던 '두통'이 이상신호…뇌 속 시한폭탄 주의
추운 날씨, 뇌동맥류 주의
5년간 뇌동맥류 환자의 50%가 40~60대 여성
"고혈압 있거나 흡연하면 40대부터 정기검진 통해 뇌동맥류 이상 확인해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5만529명이던 뇌동맥류(질병코드 I67.1) 환자 수가 2018년에는 9만8166명으로 약 2배 증가했다. 40~60대 여성환자의 비중이 약 50%를 차지했다.
◇5년간 뇌동맥류 환자의 50%가 40~60대 여성
뇌동맥류는 뇌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올라 있는 것을 뜻한다. 상대적으로 큰 직경의 뇌혈관에서 혈관벽을 이루는 탄성막의 결함이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 혈관이 서서히 부풀게 되는데, 이를 뇌동맥류라고 한다.
주로 40~60대 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하는데, 대개 유전적 요인과 퇴행성 변화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 혈관의 염증, 외상으로 인한 혈관벽 손상, 뇌동정맥기형이나 모야모야병과 같은 뇌혈관질환에서 동반되기도 하고 흡연, 고혈압, 과도한 음주 등이 위험인자로 보고되기도 한다.
◇기온 낮을 땐 위험성 커져 주의 필요
분당차병원 신경외과 김태곤 교수는 “뇌동맥류는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힘을 줘 대변을 볼 때 혹은 추위에 노출될 때 등 갑작스러운 혈압의 변동상황에서 터지기가 쉽다“며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몸의 혈압 변동폭이 커져 동맥류가 파열될 위험성이 높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지했다.
보통 뇌동맥류는 비파열성 뇌동맥류와 파열성 뇌동맥류로 구분된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검진 등을 통해 터지지 않은 채로 발견된 동맥류이고, 파열성 뇌동맥류는 말 그대로 터진 뇌동맥류를 지칭한다. 이 둘은 같은 질병이지만, 환자의 예후에 있어서는 그 차이가 매우 크다.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전조증상 없이 검진 등을 통해 발견돼 환자의 나이, 건강상태, 동맥류의 위치, 모양과 크기 등을 고려해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면서 머리를 둔기로 맞은 것 같은 격심한 두통, 경부 강직(뒷목이 뻣뻣함)과 구역질, 구토, 뇌신경마비, 의식소실 등의 증상을 보인다. 지주막하출혈 시 두개강내압(머리속 압력)이 혈압보다 높아지면서 뇌로 피가 공급되지 않아 약 15~20%가 사망하기도 한다. 특히 파열성 뇌동맥류는 재출혈로 인한 사망률이 70~90% 보고돼 수술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합병증 예방을 위한 약물치료도 필수적으로 병행해야만 한다.
◇정기검진 통해 발생 전 치료하는 게 중요
뇌동맥류의 치료는 수술이 유일하다. 하지만 무조건 뇌동맥류가 있다고 해서 당장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다면 신경외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뇌동맥류의 모양이나 위치, 크기, 상태에 따라 정기검진을 받으면서 수술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하면 되는데, 정기검진을 통해 경과만 관찰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은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볼록한 혈관 부분을 집게로 집듯 부풀어 있는 부위를 조여주는 결찰술과 뇌동맥류 안으로 관을 집어넣어 파열된 부위를 막아주는 코일색전술이 있다. 수술 후에는 합병증과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
뇌동맥류는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와 MRI(자기공명영상)를 이용해 10분만에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조기 검진을 통해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에 발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태곤 교수는 “위험군에 속한다면 건강검진을 통해 뇌동맥류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며 “뇌동맥류 위험군은 다른 뇌혈관질환의 위험성도 증가돼 있어 검진을 통해 뇌혈관질환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치료를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심한 두통을 경험한 사람들은 반드시 신경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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