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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n번방 갔다" 엉뚱 지목…또다른 피해 양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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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3-27 05:02:00
"n번방 가담자 신상도 공개하라" 요청 빗발
'기록 삭제해드려요' 대화방 열고 입장 유도
신상 묻고 자기 판단에 n번방 이용자 공개
n번방 관련자 아닌 경우 있어…"범법 행위"
"당사자 공개한 정보도 본인 동의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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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25)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가운데, 경찰서 앞에서 조주빈 및 텔레그램 성착취자의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0.03.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등 일명 'n번방'으로 불리는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이어지면서 "n방에 들어간 사람들의 신상도 공개하고 처벌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그런데 이중 일부는 단순 요구에 그치지 않고 카카오톡 등에 '텔레그램 기록 삭제' 오픈채팅방을 개설, 이 방에 들어와 기록 삭제를 요구하는 사람들의 신상을 캐내 인터넷에 무작위로 유출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엉뚱한 사람이 'n번방 가담자'로 지목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27일 뉴시스 취재 결과, '박사'로 알려진 조씨가 운영한 박사방 등 성착취물 공유방 60여개에 약 26만명의 관전자가 몰렸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최근 카카오톡 등에는 'n번방 기록 삭제' 등을 빌미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방들이 개설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사용자들은 카카오톡에 '텔레그램 탈퇴', '텔레그램 기록 지워드려요', '텔레그램 탈퇴 방법' 등 제목의 오픈채팅방을 만들고 n번방을 이용한 사람들의 입장을 유도하고 있다. 경찰이 "n번방 이용자 등 관련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실제 이들은 누군가 들어와 텔레그램 계정과 사용 기록 등 삭제를 요청하면 "불법으로 간주되는 모든 기록을 깔끔히 삭제하겠다"며 이름과 전화번호, 텔레그램 아이디 등의 신상정보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자신이 n번방 이용자라고 판단되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사실 확인 없이 상대방을 n번방 이용자로 지목하고 이름과 번호 등 정보를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유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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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조주빈(25)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0.03.25. photo@newsis.com
실제로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특정 인물의 이름과 사진, 전화번호, 학교 등과 함께 'n번방 공범'이라고 명시해놓은 게시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같은 게시물에는 "저것들도 사람이냐", "죽을 때 곱게 못 죽었으면 좋겠다" 등 사진 속 인물을 비난하는 댓글 수천개가 달렸다.

그러나 이같은 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경찰처럼 적법한 수사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뿐더러, 일부는 장난으로 방에 들어가 n번방과 관련 없는 다른 사람의 신상정보를 넘기는 상황도 종종 발생해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름과 사진 등 n번방 공범이라고 올라온 게시물에는 "저 사람들이 도용인지 아닌지 확인도 안 되는 상황에서 이렇게 공개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확실한 정보도 아닌데 혼자 무슨 용기로 올리는 것이냐", "가해자 아닌 사람들까지 신상공개하면서 범법하는 거 아닌가. 제발 제대로 조사하고 영웅놀이 해라" 등의 우려 섞인 댓글들도 달렸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타인의 개인 신상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제3자가 취득하거나 공개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위반되는 행위"라며, "아무리 당사자가 공개한 정보라고 해도 본인 동의없이 이를 인터넷 등에 유출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되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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