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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환아 부모, 하루 5.6시간 ‘토막잠’…돌봄지원 시급

등록 2020.11.13 12: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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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중증 소아·청소년 보호자 74명 조사

주돌봄자 부모, 91.9%…하루 평균 14.4시간 돌봐

하루 수면 시간 5.6시간…개인 시간 2.4시간 불과

[서울=뉴시스] 인공호흡기, 기관절개관 등 의료 기기에 의존해야 하는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를 돌보는 부모들이 수면 등 휴식시간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자료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인공호흡기, 기관절개관 등 의료 기기에 의존해야 하는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를 돌보는 부모들이 수면 등 휴식시간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자료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인공호흡기, 기관절개관 등 의료 기기에 의존해야 하는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를 돌보는 부모들이 수면 등 휴식시간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유현, 김민선 교수팀이 가정용 인공호흡기, 기관 절개관, 산소 치료, 흡인 기구, 경장영양관, 정맥영양 등 의료 기기에 의존해야 하는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의 보호자 7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돌봄 제공자는 부모로 91.9%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 부모들의 휴식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들은 하루 평균 14.4시간 자녀를 돌보지만, 수면 시간은 5.6시간에 불과했다. 이들은 수면의 양 뿐 아니라 질도 떨어졌다. 그나마 확보한 수면 시간 5.6시간도 토막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루 평균 몸에서 분비물을 뽑는 흡인 치료는 17.7회, 체위 변경은 6.8회, 음식물 등 영양 공급은 6.4회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시간을 환아를 돌보는 데 쓰다보니 개인 시간은 평균 2.4시간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주돌봄 제공자인 부모들이 간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휴식은 물론 개인이나 가정 용무를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는 10만명 당 4.4명으로 최근 2년 새 3배 가량 늘어 증가세가 뚜렷하다. 하지만 퇴원 후 가정 돌봄 지원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의료진의 주기적인 가정 방문은 간병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국내에서 중증 소아·청소년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은 현재 서울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2곳에 불과하다. 국가나 병원 중심의 돌봄 서비스가 지원되는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대조된다.

서울대병원은 중증 소아 환자를 단기간 보호자 없이 24시간 간호·간병하는 국내 최초 단기 돌봄 의료시설인 어린이 완화의료센터를 2022년 건립할 예정이다. 넥슨과 정부에서 각각 100억 원, 25억 원을 지원했다. 중증 소아 환자는 의료진의 사전 평가를 거쳐 보호자 없이 1회 6박 이하, 연간 최대 14일까지 입원할 수 있게 된다.

최 교수는 "중증 소아 환자의 가정을 돌보는 것은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문제"라면서 "의료계와 국가가 머리를 맞대고, 의료 현실에 맞는 서비스 개발과 적용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바이오메드센트럴 소아과학(BMC pediatrics)' 최신호에 실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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