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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바이든 당선에 일주일째 침묵…'불복' 트럼프 의식하나

등록 2020.11.15 11: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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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장기 침묵…최근 대선땐 2~3일 내 반응

미국 국내 혼란, 북미관계 재설정도 고려한 듯

뒤늦은 中 반응 주목…북한도 축하인사 전하나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극장에서 건강보험개혁법(ACA) 관련 기자회견을 하면서 질문을 듣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과 관련해 "동시에 2명의 대통령이 있을 수는 없다"라며 "그는 (내년) 1월20일까지만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2020.11.11.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극장에서 건강보험개혁법(ACA) 관련 기자회견을 하면서 질문을 듣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과 관련해 "동시에 2명의 대통령이 있을 수는 없다"라며 "그는 (내년) 1월20일까지만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2020.11.11.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확정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에 대해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북한 공식매체와 선전매체는 15일 오전까지 미국 대선과 관련한 보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7일(현지시간) 대선 승리를 선언한 뒤로 일주일째 반응이 없는 것이다.

북한 매체가 최근 미 대선 결과를 2~3일 내에 보도해온 관행에 비춰보면 이례적으로 긴 침묵이다.

북한 매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2008년에는 이틀 만에, 재선된 2012년에는 사흘 만에 대선 결과를 신속히 알렸다.

2016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사실은 언급하지 않은 채 다음 날 노동신문 논평 형식으로 대선 결과에 대한 반응을 보였다.

당시 신문은 오바마 정권을 거론하며 "내년도에 집권할 새 행정부가 핵 강국을 대상해야 할 더 어려운 부담을 들씌워 놓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침묵이 길어지는 데는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앞서 법원에 제기한 불복 소송이 기각된 후에도 추가 소송에 나섰고, 지지자들은 대규모 집회를 열어 불복 행보에 동조하고 있다.

이는 미 대선 결과를 놓고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가 36일 동안 법적 다툼을 벌인 2000년 11월과 유사한 상황이다.

【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2019.06.30. [email protected]

당시 북한은 법원 판결로 대선 승패가 최종적으로 가려진 뒤에야 관련 소식을 전했다. 대선이 치러진 지 한 달이 지난 12월17일이었다.

북한의 침묵은 이때처럼 한동안 길어질 수 있다. 미국 국내적으로도 혼란 양상인 데다 그간 북한이 '미친 개' 등으로 거칠게 비난해온 바이든과의 관계 재설정을 고민할 시간이 필요한 탓이다.

그러나 주변국 정세를 고려해 일정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특히 북한의 우방국이자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뒤늦게 바이든 당선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돌아선 것이 주목된다.

중국 정부는 세계 각국 정상이 바이든 당선자에게 축하 인사를 전할 때에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다가 지난 13일 뒤늦게 "바이든 선생과 해리스 여사에게 축하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아울러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미국 국내와 국제 사회의 반응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대선 결과는 미국 법률과 절차에 따라 확정될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침묵을 깨고 나온다면 어떤 식으로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섣불리 반응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중국처럼 '당선인'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채 축하 인사만 간단히 전하거나, 미 대선 결과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소개하며 간접적으로 관련 사실을 보도할 수 있어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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