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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나를 괴롭히는 알레르기…참는게 답일까?

등록 2021.01.07 14: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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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넘기는 경우 많지만 중증 이상반응 부를수도

비염, 천식, 아토피피부염 등 다양한 질환 원인

회피요법, 면역 요법, 약물 등 다양한 치료법 있어

건강한 생활습관 유지해 면역 균형 찾는게 우선

평생 나를 괴롭히는 알레르기…참는게 답일까?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알레르기는 현대인들이 가장 흔하게 경험하는 질환 중 하나다. 알레르기비염부터 천식, 만성 기침, 아토피피부염 등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이 현대인들을 괴롭힌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도 음식, 약물, 꽃가루, 곰팡이 등 매우 다양하다. 햇빛을 쬐거나 심하게 운동을 했을 때 알레르기 증상을 겪는 사람도 있다.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25%는 알레르기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알레르기를 경험하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그냥 참고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인이 경험하는 증상이 알레르기인지 아닌지 정확히 알기 어렵고, 어디에서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레르기는 일상적인 증상으로 치부하고 쉽게 넘길 질환은 아니다. 알레르기 질환은 하나로 끝나지 않고 다른 질환을 이끌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 평생 동안 고통을 겪을 수도 있다. 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과정에서 이슈가 된 아나필락시스(알레르기에 의한 급격한 전신 반응)의 경우 쇼크로 사람이 죽음에 이를 위험도 있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알레르기는 크게 유해하지 않은 물질, 우리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물질에도 우리 몸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현상을 뜻한다. 우리 면역계는 질병에 걸리거나 유해한 물질에 노출이 되면 나중에도 이 외부 물질에 대응하기 위해 일종의 기억을 저장해 놓는다. 그런데 이런 면역계의 기억력이 오류를 일으켜 꽃가루나 음식, 약물 등 크게 유해하지 않은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면역계의 최전방 공격수인 비만세포(mst cell)는 기억에 저장돼 있는 외부 물질에 빠르게 반응한다. 이 때 분비되는 히스타민 물질은 가려움, 부종 등을 일으킨다. 심할 경우 기도 수축이나 혈압 저하 같은 전신 반응을 유발하기도 한다.

비염, 천식, 아토피피부염…다양한 알레르기 질환들

우리가 흔하게 겪는 질환 중 상당수는 알레르기에 의한 것이다.

비염은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 중 하나다. 알레르기비염은 꽃가루, 동물 털, 곰팡이, 음식 등 일반적으로 무해한 특정 물질에 우리 몸이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해 코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재채기,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 등이 동반된다.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면 코의 염증이 기관지로 확산돼 천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피부가 가렵고 염증과 습진이 오랫동안 반복되는 아토피피부염도 알레르기 질환 중 하나다.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으로 우유, 계란, 땅콩, 콩, 생선, 식품첨가물 등 음식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60% 정도의 환자는 음식과 관련이 없다고 한다. 우리가 흡입하는 물질에 의해 생길 수도 있고, 땀, 스트레스, 옷감, 과도한 비누 사용, 급격한 온도·습도 변화 등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특정 음식물이나 약품, 곰팡이 등에 의해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햇빛을 쬐거나 격한 운동을 한 뒤에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햇빛이나 운동이 직접적으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은 아니지만 우리 면역계를 자극하거나 피부 등에 있는 원인 물질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치료는 어떻게?

하지만 어떤 음식을 먹거나 물질에 노출됐을 때 우리 몸에 이상 반응이 생긴다고 해서 모두 알레르기는 아니다. 알레르기로 착각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식중독이다.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을 먹고 식중독균 등을 섭취해 이상 반응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다음에 이 음식을 다시 먹어도 같은 증상이 반복되지는 않는다. 반면 알레르기는 원인이 되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유사한 증상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반응은 두드러기나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피부가 가렵고 빨갛게 되거나 두드러기가 생길 경우 알레르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의 치료에는 회피 요법과 면역 요법이 있다. 회피 요법은 알레르기의 원인 물질을 찾아내 피하는 것이다. 호흡기 알레르기의 경우 검사를 통해 꽃가루, 진드기 등 원인 물질을 비교적 파악하기 쉽다.

원인 물질을 피할 수 없는 경우라면 면역 치료를 하게 된다. 원인 물질을 조금씩 주사하거나 복용하게 해 그 물질에 적응하도록 하는 치료법이다. 암 환자가 항암제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도 이같은 치료법이 사용된다.

원인 물질을 파악하기 어렵거나 완벽하게 피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알레르기 염증을 적절한 약물로 치료하게 된다. 보통 스테로이드제가 많이 사용된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스프레이 형태의 스테로이드 흡입제를 사용한다. 또 가려움증,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 반응에 관여하는 히스타민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히스타민제도 자주 사용되는 약품이다.

평상시 햇볕 많이 보고 건강한 생활습관 가져야

그렇다면 평소 생활 습관을 개선해 알레르기를 예방할 수는 없을까? 알레르기는 유전적 배경과 주변 환경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생긴다. 이 때문에 원인 물질을 정확히 파악하거나 증상을 완벽하게 예방하기는 힘들다.

다만 알레르기가 우리 몸의 면역 균형이 깨져서 발생하는 질환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알레르기는 현대 사회가 되면서 발병이 늘어났다. 이 때문에 위생 여건 변화, 항생제 남용, 식습관 변화, 화학물질 노출 등으로 우리 몸의 미생물 생태계가 변화되면서 알레르기 발생이 늘어난다는 가정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우리 몸을 균형잡힌 상태로 만들어주는 상식적인 노력이 알레르기로 인한 위험도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강혜련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현대로 오면서 여러 생활 환경 변화로 인해 알레르기 질환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특정한 식품이나 건강관리식품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과식하지 않고, 술·담배를 피하고 일주일에 세번 이상 운동하는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현대인들이 실내 생활을 많이 하고,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비타민D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평상시 햇볕을 자주 보고 충분한 운동을 하는 것도 알레르기 증상이 덜 나타나게 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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