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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기도 힘들텐데"…명동 점포 화재에 상인들 '울상'

등록 2021.02.14 16:06:54수정 2021.02.14 16: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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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새벽 명동 화장품 가게서 불

옆 가게로 번져…3시간 만에 완진

상인들 "무슨 말을 해도 위로 안 돼"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설 연휴 마지막날인 1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화장품 매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오전 4시55분께 발생한 화재는 8시13분께 진화됐다. 2021.02.1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설 연휴 마지막날인 1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화장품 매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오전 4시55분께 발생한 화재는 8시13분께 진화됐다. 2021.02.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정유선 수습기자 = "조금씩 나아질 거라는 희망 때문에 영업하고 있는데, 계속 이 상태면 더 이상 못 버티죠. 불이 난 가게 사장한테 무슨 말을 해도 위로가 안 될 거예요"

14일 새벽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 가게 2층에서 불이 나 약 3시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격탄으로 인해 매출이 바닥까지 떨어진 명동 상점에서 불이 나면서 인근 상인들도 덩달아 울상을 지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서울 중부소방서는 이날 오전 4시55분께 화재 신고를 접수하고 오전 4시59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 발생 당시 건물 안은 비어 있어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건물 옥상에서 65세 남성 1명이 연기를 흡입했지만, 병원 이송 없이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점포들로 번져나간 불은 약 3시간 뒤인 이날 오전 8시13분께 완전히 꺼진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 인력 142명과 장비 38대를 투입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찾은 명동의 화재 건물에서는 여전히 연기가 조금씩 피어오르고 있었다. 눈에 띄는 불길은 없었지만 소방대원 4명이 건물을 살피며 혹시 모를 잔불을 확인하고 있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설 연휴 마지막날인 1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화장품 매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과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가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오전 4시55분께 발생한 화재는 8시13분께 진화됐다. 2021.02.1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설 연휴 마지막날인 14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화장품 매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과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가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오전 4시55분께 발생한 화재는 8시13분께 진화됐다. 2021.02.14. [email protected]

설 연휴 마지막 날이고, 인근 상점에서 불이 났음에도 인근 13개 점포 중 10곳이 문을 연 상태였다.

불이 난 건물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조모씨는 "요즘 같은 시기에 불이 난 걸 보니 더 안타깝다"며 "안 그래도 코로나19 때문에 다들 힘든 시기인데, 명동은 특히 피해가 더 심하다"고 토로했다.

조씨는 "명동이라는 상권이 원래 내국인 대신 외국인들이 많이 찾던 곳인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들까지 못 오게 되면서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90% 정도 줄었다"고 전했다.

이어 "불이 난 상점 주인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직접 만난다고 해도 뭐라고 해줄 말이 없다"며 "그 상점만 불에 탄 게 아니라 불이 번지면서 옆 가게들도 피해를 본 것 아니냐. 무슨 말을 해도 위로가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이 난 가게에서 약 30m 떨어진 거리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한 중년 남성은 "평일보다는 주말에 사람이 조금 더 있기는 하지만 장사가 안 되는 건 마찬가지"라며 "불이 난 가게도 평소 장사가 아예 안 됐다. 하루에 손님이 1~2명 오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저도 코로나19 이전에는 매일 장사를 했는데, 지난해 2월부터 장사를 중단했다가 크리스마스 때부터 주말에만 나와서 하고 있다"며 "하루에 1개도 못 팔고 돌아갈 때도 있다"고 했다.

한편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 등을 조사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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