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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미국 대가 받은 연후에 미군의 방문군 지위 유지시킬 것"

등록 2021.02.15 22: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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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리 영토 계속 사용하려면 합당한 보상을 해야"

【발랑기가=AP/뉴시스】 2018년 12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사마르섬 남부 발랑기가 성당 앞에서 열린 발랑기가 종' 반환 기념식에 참석해 종을 직접 쳐 보이고있다. 발랑기가 종은 미군이 117년 전 필리핀 민간인을 대량 학살한 후 전리품으로 가져갔다 최근 반환됐다. 2018.12.16.

【발랑기가=AP/뉴시스】 2018년 12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사마르섬 남부 발랑기가 성당 앞에서 열린 발랑기가 종' 반환 기념식에 참석해 종을 직접 쳐 보이고있다. 발랑기가 종은 미군이 117년 전 필리핀 민간인을 대량 학살한 후 전리품으로 가져갔다 최근 반환됐다. 2018.12.16.


[마닐라=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필리핀의 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정부는 미국 정부가 군사부문 등 지원 규모를 지금보다 상당하게 증액해야 미국과 맺은 핵심 안보합의안의 폐기 방침을 거둬들인 것이라고 15일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이날 해리 로케 대통령궁 대변인인 미국의 오랜 안보 동맹임에도 필리핀은 미국의 안보 지원을 파키스탄 등 여러 나라보다 덜 받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필리핀 간 실질적 안보협정 역할을 하고 있는 '방문군 지위 합의'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미국이 어느 정도나 더 필리핀에게 줘야하는지에는 대변인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주 연설을 통해 만약 미국이 이 군사 합의를 유지시키고 싶다면 "미국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앞서 1년 전 두테르테는 미국과의 방문군 지위합의안을 폐기하도록 명령했었다. 지난주 연설서 두테르테는 직설적으로 "합의안은 서로 책임을 나눠지고 있는데 미국 당신들의 책임 분량은 무료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로케 대변인은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미국이 우리의 영토를 계속해서 사용하고자 한다면 이에 합당한 보상을 하라는 것"이라고 말한 뒤 "잔돈 부스러기나 헐어빠진 장비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두테르테 정부는 지난해 2월 당시 미국 트럼프 정부에 1998년 미국과 맺은 방문군 지위협정을 폐기할 방침이라고 통고했다.

상시 주둔 미군을 철수시킨 뒤 맺은 이 방문군 협정은 필리핀군과의 합동 전투훈련을 위해 미군의 대규모 필리핀 상륙과 입국을 허용하는 법적 지침이다.

폐기 통보는 180일이 지나야 발효되는데 두테르테는 8월 발효 시기에 이를 연기시켰다.

만약 필리핀과 맺은 방문군 지위협정이 종료 폐기되다면 미국이나 필리핀 모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2016년 7월 취임한 후 두테르테는 종종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반면 미국 안보 정책을 힐난하곤 했다. 그러나 휘하 외무장관 및 국방장관은 결국 필리핀과 미국의 동맹 중요성을 강하게 언급해왔다.

동남아 지역 내 미군의 존재는 남중국해 거의 전수역에 걸쳐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결정적인 견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두테르테 직전 필리핀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낸 남중국해 영유권 관련 국제중재판소 소송은 두테르테 취임날 필리핀의 승리로 판결이 났으나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두테르테도 이를 강하게 밀어부치지 않았다.
 
필리핀과 미국은 1951년 상호방위조약을 맺었고 미군 철수 후 1998년의 방문군 지위협정은 이 안보 동맹의 실질적 집행장치라고 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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