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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은 커졌는데…끊이지 않는 쿠팡 택배 노동자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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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3-08 15:07:46
심야·야간 배송 40대 남성 숨져
택배연대노조 "명백한 과로사"
산재 4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나
지난달에도 '장덕준 사건'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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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쿠팡 택배 노동자인 40대 남성이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현장 노동자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또 한 번 터져나오고 있다. 쿠팡에서 택배물류 관련 노동자 사망 사건이 끊이지 않자 미국 증권시장 상장 등 외연 확장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노무 문제 등 회사 내부 관리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쿠팡은 8일 송파1캠프에서 심야·새벽 배송을 담당하던 이모(48)씨 사망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유가족께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 고인의 사망 원인을 확인하는 절차에 적극 협력하고 유가족의 아픈 마음을 덜어드리기 위해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택배연대노조는 이씨가 과로사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도한 심야 배송이 죽음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인은 지난해 초 입사 후 심야·새벽 배송만 전담해 밤 9시부터 다음 날 7시까지 매일 10시간씩 주 5일을 일했다"며 "최저임금 수준을 받으며 심각한 노동 착취를 당했던 고인의 사망 원인은 과로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쿠팡은 "지난 12주 간 고인의 근무일수는 주당 평균 약 4일이었으며, 근무 기간은 약 40시간이었다"며 "이는 택배노동자 과로사대책위가 지난해 발표한 택배업계 실태조사 결과인 평균 주 6일, 71시간 근무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합의기구가 권고한 주당 60시간 근무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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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지난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칠곡물류센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두 차례나 사과했다. 고(故) 장덕준씨 사망 사건을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로 인정하자 지난달 10일 공식 입장을 내고 "결정을 존중하며 애도와 사과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는 같은 달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깊은 사죄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

쿠팡 택배물류 노동자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은 최근 수년간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쿠팡은 최근 10년 간 급속도로 몸집을 불리는 데 성공해 기업 규모가 55조원 이상으로 추산될 만큼 성장했으나 쿠팡 배송 핵심 인력인 택배물류 노동자에 대한 안정적 관리엔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드웨어는 이미 대기업인데,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스타트업'이라는 지적이었다. 2016~2020년 5개 택배물류업체 산재현황 자료에 따르면, 쿠팡의 2016년 산재 승인 건수는 223건에서 지난해 758건으로 3.3배 늘었다.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선 2017년 산재 신청건수가 50건에서 2020년 239건으로 4.8배, 승인건수는 같은 기간 48건에서 224건으로 4.7배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너무 빠르게 커져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했다.

더 큰 문제로 지적되는 건 쿠팡이 노동자 처우 개선에 일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는 점이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서 총 239건의 산업재해 신청이 있었고, 이 중 사측은 68건은 산업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산업재해 불인정의견 비율이 28%를 넘긴 것인데, 전체 사업장 평균은 8.5%였다. 쿠팡이 유독 산업재해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장덕준씨 사건 때 유가족이 산업재해 신청을 하자 쿠팡은 "장씨가 살인적인 근무를 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는 쿠팡에서만 지난해 4명, 올해 2명 등 모두 6명이 과로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죽음의 기업인 공식적인 사과와 유가족에 대한 보상, 재발방지대책이 세워질 때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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