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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의 멸종 막자…네덜란드, ‘벌 호텔·정류장’으로 개체수 유지 성공

등록 2021.04.28 11: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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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포근한 봄 날씨를 보이고 있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매화꽃을 찾은 벌이 꿀을 따먹고 있다. 2021.03.1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포근한 봄 날씨를 보이고 있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매화꽃을 찾은 벌이 꿀을 따먹고 있다. 2021.03.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전세계적으로 벌이 사라져가고 있는 가운데, 네덜란드에서 꽃가루 매개 방식으로 개체수 유지에 성공했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네덜란드가 ‘벌 호텔’, ‘벌 정류장’, ‘꿀 고속도로’를 도입해 최근 몇 년 동안 도시 속 벌 개체수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지난주 전국적으로 1만1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국가 벌 개체수 조사’를 벌였다. 자원봉사자들은 그들의 정원에서 30분 간 정원을 방문한 벌들의 수를 세 기록했다.

조사 결과, 20만 마리의 벌과 꽃파리(hoverfly)가 집계됐다. 꿀벌은 5만5000마리, 붉은 석조벌과 서양뒤영벌은 각각 1만3000마리, 1만2800마리로 나타났다.

적어도 도시 벌들의 개체수 결과는 안정적으로 보였다.

내추럴리스의 곤충학자 빈센트 칼크만은 “각각 정원에서 평균 18~20마리의 벌과 꽃파리가 기록됐다”라며 “이러한 수치는 수년간 꾸준히 유지돼 왔으며, 도시 정원에 큰 감소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개체수 조사에서 나온 벌의 4분의 1 이상이 양봉에 의한 꿀벌로, 그들이 야생 벌들과 먹이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칼크만은 “도시 양봉 수의 증가는 꿀벌과 야생 벌 사이의 먹이 경쟁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며 “우리는 모든 벌들의 식량원(꽃)을 늘리기 위해 양봉가들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토착 야생 벌 개체수는 1940년대 이후 감소해 왔으며, 이는 주로 농경 지역에서 비롯됐다.

50년 전까지만 해도 네덜란드에는 건강한 벌 개체수를 유지하는 야생화들이 무수히 많았다. 하지만 농민들은 생산량 증대를 위해 농지를 자연을 위한 공간으로 두지 않았고, 야생화가 사라져 벌의 수가 감소했다.

더욱이 농업에 해로운 농약을 사용함으로써 더욱 악화됐다. 현재 네덜란드의 360여 종의 벌 중 절반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네덜란드의 도시들은 곳곳에 꽃가루 매개 장치를 심어놓았다.

암스테르담은 ‘벌 호텔’을 설치하고, 공공 공간의 풀을 토종 꽃 식물로 대체했다. 공공장소에서는 화학 잡초 살충제를 중단했다. ‘벌 호텔’은 홀로 남겨진 벌들이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속이 빈 식물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 암스테르담은 벌들을 끌어들이고 먼지 입자와 빗물을 흡수하는 ‘벌 정류장’을 도입했다. ‘벌 정류장’은 2018년부터 현재 316개가 설치 돼 있다.

생태학자 플로린다 니에우웬후이스는 암스테르담의 야생벌 정책으로 최근 10년간 개체수가 4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꿀 고속도로’를 도입한 도시도 있다. ‘꿀 고속도로’는 도시들과 협력해 고속도로, 철도, 수로 등에 야생화를 심고 벌들의 먹이와 은신처를 보장하는 사업이다.

칼크만은 “네덜란드 정부는 앞으로 수십만 채의 새로운 집을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증가하는 도시 수와 함께 자연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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