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0대부터 '선착순 전쟁'인데…8월말 20~40대 '일괄 예약' 땐 어쩌나
50대 백신 물량 부족으로 '사실상 선착순'
40대 이하, 8월 말 연령 구분없이 사전예약
전문가 "20대에 유리할 것…연령별로 나눠야"
정부 '예약 5부제' 등 검토...구체적 방안은 아직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55~59세를 대상으로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된 12일 오전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홈페이지에 대기화면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홈페이지는 예약하려는 사람이 몰려 한 때 마비됐다가 복구됐지만 이날 오전까지 대기화면이 나오고 있다. 2021.07.12. [email protected]
50대에 이은 다음 접종 대상자인 18~49세는 8월 말부터 연령 구분 없이 선착순으로 접수할 계획인데, 50대 예약 조기 마감의 학습효과로 초반에 예약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14일 오후 8시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을 통해 55~59세 연령층의 사전예약이 재개됐다. 지난 12일 모더나 백신 부족으로 사전예약이 예고없이 15시간 30분 만에 종료된 지 이틀 만이다. 결국 접속자가 몰려 시스템이 '먹통'이 돼 1시간 이상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
이날 선착순 예약에는 50대 부모를 둔 자녀들까지 대거 참전해 '대리전'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모님 예약 성공한 분들 폰으로 하셨어요, 컴퓨터로 하셨어요?", "크롬으로 49분 만에 성공했다", "난 맞지도 못할 텐데 부모님이라도 맞게 해드리자"는 등의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오후 9시께부터 접속 지연이 단계적으로 해소되어 23시 기준 39만7896명이 예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5일 오후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 코로나19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에서 50세 미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에 대한 화이자 백신 교차접종이 이뤄지기 앞서 의료진이 준비하고 있다. 2021.07.05. [email protected]
반면 18~49세 일반인의 경우 50대 접종이 완료되는 8월21일 이후 사전예약 순서에 따라 연령 구분 없이 선착순으로 접종할 예정이다. 다른 연령대와 달리 청장년층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치명률 또는 위중증으로 악화되는 비율이 높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모더나 백신 부족으로 50대 전체 접종일정이 일주일 가량 연기되면서 다음 접종 대상자인 40대 이하 접종 일정도 순차적으로 밀릴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50대 예약의 학습효과로 40대 이하 예약도 초반부터 접속자가 몰려 '시스템 먹통'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20~40대 접종도 연령대를 구분해 40대부터 예약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40대 이하가 한꺼번에 예약하면 인터넷에 익숙한 20대가 훨씬 유리하다. 백신이 충분해서 누구나 맞을 수 있다면 지금 방식대로 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40대부터 시작해서 연령대별로 예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하반기에 화이자·모더나가 주력 백신이 되면서 국민들의 접종 의지가 높아진 것을 정부가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며 "확보된 백신 물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연령별로 세분화해 예약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접종계획 발표 당시 "40대 이하 접종에는 '예약 5부제' 등을 통한 분산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방안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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