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때리는 최재형, 윤석열과 '반문 선명성' 경쟁
"청해부대, 책임져야될 분 아무 말씀 안해"
文대통령 비판통해 윤석열 '반문대표' 추격
권영세 "尹·崔, 하나의 파이 나눠먹는 구조"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대변인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0. [email protected]
최 전 원장은 전날인 20일 국회에서 최근 청해부대의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 "참 가슴 아픈 것은 이런 상황에서 가장 책임져야 될 분이 아무 말씀도 안 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너무 실망스러운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군 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을 처음으로 직접 비판한 것이다. 반문 정서를 자극해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윤 전 총장은 높은 지지율과 인지도, 집권 세력과 대립각을 세우는 '반문 진영' 대표 주자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 전 원장은 세 가지 측면에서 윤 전 총장에 열세에 놓여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 간 지지율 격차는 크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7~18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19.7% 지지율을 얻었다. 반면 최 전 원장의 4.8%에 그쳤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하락세이고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입당 효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인지도도 마찬가지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최 전 원장을 만나 "2030 세대는 최 전 원장의 존재를 아예 모르는 게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나 최 전 원장이 지난 15일 감사원장 사퇴 17일 만에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뒤 활발한 정치 행보를 이어가면서, 낮은 지지율과 인지도는 앞으로 일정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지도가 낮은 사람은 인지도만 높아지면 지지율도 올라간다"며 최 전 원장 지지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사의를 표명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난 6월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퇴근하고 있다. 2021.06.28. [email protected]
문제는 윤 전 총장에 비해 애매한 '반문 주자' 성격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019년 '조국 사태' 이래 정권 관련 수사를 하다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법적 공방 끝에 지난 3월 검찰총장직을 사퇴하고 정치에 입문했다.
최 전 원장 역시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감사 과정에서 정부여당과 수차례 충돌을 빚었고 감사위원 지명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각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와 정면으로 맞서 싸운 전사인 윤 전 총장과는 비할 바가 못 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오랫동안 공격을 받다가 밀려나듯 나간 건데, 최 전 원장은 여권에서 비판과 견제도 있었지만 윤 전 총장처럼 내쫓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이 문 대통령 비판을 통해 '감사원장 사퇴 직후 대권 출마'라는 비판을 피해갈 명분을 쌓는 동시에 윤 전 총장과의 '반문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민의힘 당내에서도 최 전 원장은 당내 주자보다는 윤 전 총장과 경쟁 관계라고 시각이 우세하다.
당 밖 대선주자 접촉을 담당하는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 지지율이) 정체 내지 약간 하락세인데, 최 전 원장의 등장으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하나의 파이를 나눠먹는 구조다. 솔직히 윤 전 총장 외 다른 후보들은 나눠줄 파이가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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