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참사 10년' 전국 1인시위…"병원비에 두번 눈물"
제품 제조사 및 판매점 앞에서 시위
"병원비로 재산 탕진… 배·보상해야"
서울 13곳 등 전국 50여곳 동시 개최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정수용 천주교 서울대교구 신부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 10주기 전국·국제 동시다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8.30. [email protected]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들과 환경운동연합 등 단체로 구성된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30일 오전10시부터 오후 1시30분 현재까지 전국 50여 곳에서 동시다발로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번 1인 시위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10주기를 맞아 기획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들은 지난 2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10일간 참사 해결을 위한 집중행동을 진행한다.
이날 참가자들은 각자 준비한 손 피켓을 들고 가습기살균제 판매 기업의 사옥 및 판매점 앞에서 문제가 된 제품으로 인한 피해 실태와 배·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 등을 알리는 홍보활동을 했다. 이들이 시위를 펼치는 모습은 온라인(줌미팅)으로 공유됐다.
낮 12시께 서울 시청역 1번 출구 앞으로 나온 유족 조병열(54)씨는 옥시와 애경 사의 가습기살균제 제품 사용으로 2014년 아내와 장모를, 올해 3월엔 처남을 잃었다고 밝혔다.
조씨는 사업하며 모은 돈을 2009년부터 2014년까지 5년 간 가족의 병원비로 다 써버렸다며, 환경부가 지급한 구제 급여 1억원 외에 추가적인 배·보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포항의 한 이마트에서 옥시 제품을 구입해 사용했다는 A씨도 온라인 영상을 통해 "어제 응급실에 갔다 와서 몸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들이 병원비라도 걱정 안하고 살게 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센터)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정부에 신고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7535명이다. 이 중 4120명 가량이 피해구제법에 의해 피해자임을 인정받았으며, 이 중 3400명 정도는 피해자 인정에도 배상과 보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센터와 피해자들이 18개 제조사에 피해자 구제 및 배보상을 위한 조정위원회를 통한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옥시·SK·애경·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6개 사를 제외한 기업들은 이에 협조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위는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앞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 ▲중구 삼성본관빌딩 앞 ▲종로구 LG생활건강본사 앞 ▲시청역 1번 출구 앞 GS25 편의점 앞 사거리 ▲홍대입구 애경 본사 앞 ▲여의도 IFC2 옥시본사 앞 ▲마포구 헨켈본사 앞 ▲중구 롯데백화점 앞 ▲양천구 홈플러스 합정점 앞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 ▲종로구 다이소 경복궁역점 앞 ▲불광동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정문 앞 등 13곳에서 이뤄졌다.
그밖에 ▲광역시·자치시·자치도 8곳 ▲경기도 5곳 ▲강원도 1곳 ▲충청도 8곳 ▲전라도 4곳 ▲경상도 9곳 등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센터와 피해자들은 이날 오후 7시에도 종로구 서린빌딩 앞에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를 추모하고 투병자의 쾌유를 비는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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