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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인공관절 수술 점차 확대…세계적 수준 교육센터 만들 것"

등록 2022.02.01 05:00:00수정 2022.02.01 15: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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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김중일 교수 인터뷰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장점은 정확성…환자 회복에 도움"

"임상 결과 축적되면 점차 확대될 것…수가 문제 해결 필요"

"의료진 훈련 필요…교육센터에서 체계적인 프로그램 제공"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김중일 정형외과 교수(한림마코로봇 교육센터 부센터장). *재판매 및 DB 금지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김중일 정형외과 교수(한림마코로봇 교육센터 부센터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질환 중 하나가 퇴행성 관절염이다. 퇴행성 관절염이 초기 단계라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말기일 경우에는 제 기능을 못하는 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인공관절 수술법은 꾸준히 발전해 왔는데 최근에는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로봇 수술을 도입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은 지난해 말 인공관절 수술 로봇을 도입하고 국내 최초로 로봇 인공관절 수술 교육센터를 설립했다. 1일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김중일 정형외과 교수(한림마코로봇 교육센터 부센터장)를 만나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대학병원에서 인공관절수술 로봇을 도입한 것은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이 두번째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학병원에서 로봇 인공관절수술에 주목하기 시작한 배경이 궁금하다.

"우리나라 건강 보험에서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수가를 따로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대학병원에서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도입이 되지 않고, 정형외과 전문 병원 위주로 홍보 차원에서 많이 도입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은 홍보의 문제를 떠나서 기존 수술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가지를 꼽자면 정확성이다. 개인적으로 현재까지 800례의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하면서 대부분의 환자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드물게 수술 후 원치 않는 축이나 인대 균형을 얻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오차를 전문가들은 '아웃라이어(outlier)'라고 부른다. 아무리 수술을 많이 한 의사라고 해도 이러한 아웃라이어를 0으로 만들 수는 없다. 그동안 이러한 오차를 줄이기 위해 많은 고민을 거듭해 왔고, 로봇을 사용한 인공관절의 경우 이런 오차가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도입하게 되었다."

-다른 분야에서 로봇 수술의 장점으로는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빠르고, 부작용이 적은 점 등이 꼽힌다.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의 장점은 무엇인가? 환자들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선택할만한 매력이 있는가?

"성공적인 인공관절 수술을 위해서는 대퇴골과 경골을 기계적 축에 수직으로 절삭하고, 굴곡(구부림)과 신전(펴짐)시에 직사각형 모양의 동일한 관절간격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는 대개 엑스레이를 보고 수술 전 계획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수술 과정에서 집도의의 주관적인 경험에 많이 의존하여 수술을 진행한다. 다른 수술과 다르게 인공관절 수술은 1도, 1mm의 오차가 수술 결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손의 감각에 의존하는 기존 수술과 다르게 로봇을 사용하면 실시간으로 환자의 축과 인대 균형을 객관적인 수치로 파악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정밀하게 수술이 가능하다. 이러한 정확성은 단기적인 환자 회복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도 인공관절의 수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가? 수술의 전 과정을 로봇이 맡는 것인가?

"사실 로봇 인공관절수술이라고 해서 로봇이 시키는 대로 의사가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 로봇은 수술이 더 정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우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로봇이 수술 전 파악한 환자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절삭범위, 인공관절 크기, 삽입 각도 등을 제시하면, 집도의는 수술 중에 파악되는 인대 정보를 더해 이대로 할 건지 수정할 건지 조율한다. 실시간으로 로봇이 제공하는 무릎 정보를 통해 원하는 축과 인대 균형을 얻게 되면 오차가 거의 없는 로봇팔을 잡고 로봇과 함께 골절제를 하면서 마무리된다." 

-로봇수술 시행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비뇨기과나 일반외과 등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정형외과 분야에서도 로봇수술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는가? 인공관절 수술 외에도 로봇수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있는가.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법을 어느 정도나 대체할 수 있을까?

"그동안 인공관절 시장은 보다 정확하고 정밀한 수술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다. 따라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등장은 예견된 결과이고 앞으로 크게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미 인공관절 시장을 리딩하는 해외의 큰 회사들이 앞다투어 인공관절 로봇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확산을 위해서는 앞서 말한대로 현실적인 수가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할 것 같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기존 수술에 비해 큰 장점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술 건수가 점차 늘어나고 좋은 임상 결과가 축적될수록 로봇 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최초로 로봇 인공관절 수술 교육센터를 열었다. 교육시설까지 갖추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앞서 말한대로, 로봇 인공관절이라고 해서 로봇이 혼자 수술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로봇이 제시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임상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동안은 정형외과 전문병원들 위주로 로봇 수술이 도입되다 보니 체계적인 교육이 어려웠다. 이 교육센터를 통해 국내 정형외과의사들을 대상으로 여러가지 술기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해외 유수의 로봇 인공관절 교육센터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로봇 인공관절 술기를 끊임없이 개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환자들이 보다 만족하는 인공관절 수술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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