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회장 "북한에 동계유스올림픽 분산 개최 제의, 쇼트트랙 CAS 제소는 안 하기로"(종합)
"CAS 제소는 실익 없다고 판단"
[베이징(중국)=뉴시스] 김병문 기자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마지막 날인 20일 오전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결산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윤홍근 선수단장, 김용빈 부단장. 2022.02.20. [email protected]
이 회장은 20일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에서 "정부를 통해 서면으로 북측에 (분산 개최를) 제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강원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산을 앞세워 2024년 동계유스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2020년 1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압도적인 지지로 뜻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인 동계유스올림픽은 80여개국 3000여명의 선수단이 참석하는 메머드급 대회다. 유치 신청 당시 IOC에 북한과의 공조 가능성을 설파했던 강원도와 대한체육회는 남은 기간 이를 실현하기 위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다는 생각이다.
이 회장은 "정부와 논의를 했고, 북한과도 되도록이면 같이 해보자는 것이 (유치전의) 출발이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유스올림픽처럼) 부담이 크지 않을 때 함께 해보면 그 뒤에 (올림픽 공동 개최 같은) 더 큰 것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이야기를 해뒀고 서면으로 북측에 제의를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회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마식령은 스키장이 잘 돼 있다. 평양 스케이트장은 직접 가봤는데 아주 괜찮았다. 두 가지 종목을 (북한에서) 하는 것을 생각 중"이라면서 "평창과 강릉 뿐 아니라 무주까지 포함해 평화 체전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계획"이라면서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10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총회에서 각 국가 대표자들에게 분산 개최의 당위성을 강력하게 주장할 생각이다.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분위기를 소개한 이 회장은 "ANOC 총회에는 모든 IOC 위원들이 올 텐데 그 때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다. 스포츠를 통한 한반도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라도 전략적,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번 대회 초반 벌어졌던 남자 쇼트트랙 판정 논란을 두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고 공표했다.
지난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출전한 황대헌과 이준서는 각각 1조 1위와 2조 2위로 레이스를 마쳤지만 석연찮은 실격 처분으로 결승행에 실패했다.
[베이징(중국)=뉴시스] 김병문 기자 =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 앞서 한국 이준서가 황대헌의 실격처리 방송을 듣고 생각에 잠겨 있다. 2022.02.07. [email protected]
"판정 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님과 5번 정도 만났다. 처음에는 40분 정도 영상 통화를 하면서 국내 여론과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 강력하게 이야기 했다"는 이 회장은 "그 이후 (ISU도) 나름 노력했다. 여자 1500m 때는 심판장이 바뀌었다"고 했다.
선수들도 CAS 제소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것이 이 회장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우리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내년 한국에서 세계쇼트트랙선수권 대회도 열리는데 (CAS 제소는) 썩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결승이 아니고 준결승에서 벌어진 일이었기에 승소해도 실익이 없다고 봤다. 최종적으로 제소는 하지 않겠지만, 충분히 문제제기를 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은 이날 폐막하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4위를 차지했다. 4년 전 평창 대회 때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종합 7위를 차지한 것에는 못 미쳤지만 코로나 여파 속 금메달 1~2개로 종합 15위권에 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
이 회장은 "이번에는 역량을 100% 발휘하기 쉽지 않다고 봤다. 국정농단 이후 적폐청산 과정에서 연맹이 거의 와해된 것이 첫 번째 이유"라면서 "지도자들도 거의 중국으로 갔다. 전략과 전력을 누구보다 가장 잘 아는 이들이다. (목표를 낮게 잡은 것은) 그런 문제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특히 빙상은 재정 지원이 굉장히 중요하다. 관리 단체를 3년 이상하다가 윤홍근 회장님이 연맹을 맡아 조직을 추슬러 여기까지 왔다"면서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훈련 부족과 초반 판정 이슈 등 어려움 속에서도 환희와 감동을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줬다"고 선수단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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