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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100주년]②실종 아동 年 2만여명..."5월5일 더 가슴 아파"

등록 2022.05.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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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이면 더욱 가슴아파하는 실종 가족들

최근 4년 매년 2만명 실종아동…올해도 유사

실종아동 단체 "코로나 후 관심떨어져" 호소

아동학대도 끊이지 않아…5년간 201명 사망

충남경찰청은 이마트24 및 아동권리보장원과 함께 올해 말까지 장기 실종 아동 찾기 캠페인인 '기억이 기적으로 바뀌는 순간'을 진행한다.(사진=충남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남경찰청은 이마트24 및 아동권리보장원과 함께 올해 말까지 장기 실종 아동 찾기 캠페인인 '기억이 기적으로 바뀌는 순간'을 진행한다.(사진=충남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올해로 어린이날이 5일 10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매년 이맘때면 가슴이 더욱 미어지는 이들이 있다. 아이를 잃어버리고 애타게 찾는 실종아동 가족들이다. 언젠가 아들과 딸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버티고 있지만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윤지현양의 아버지 윤봉원(61)씨는 23년 전 헤어진 딸에 대한 죄책감에 가족 여행은커녕, 아픈 마음을 달래보려 술을 찾는 경우가 많다.

윤씨는 "지현이는 1999년 4월14일 당시 9살이었다"며 "학교 현장학습을 다녀온 뒤 선생님들이 아파트 단지에 내려줬다는데 그 뒤로 행방불명됐다"고 회상했다. 또 "또래 아이들을 보면 지현이 생각에 사무친다"며 "어린이날도 그렇고 명절, 지현이 생일도 챙겨주지 못해 부모로서 할말이 없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딸을 찾기 위해 전국의 터미널, 기차역, 보육원 등 안 가본 곳이 없었다. 심지어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마음에 점을 보기도 했고 무당을 찾아가 굿을 하기도 했다. 여전히 딸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희망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윤씨는 "최근에 실종됐던 딸이 성인이 돼 부모를 찾아온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며 "지현이도 성장했고, 건강하게 있다면 유전자 검사 등으로 찾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양과 같은 18세 미만 실종아동은 매년 2만명 내외로 집계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2만1980건(미해제 3건), 2019년 2만1551건(미해제 7건), 2020년 1만9146건(미해제 10건), 지난해에는 2만1379건(미해제 24건)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지난 4월까지 7580건이 접수돼 연말까지 2만건 내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종 신고가 접수된 뒤 1년이 지나도록 가족을 찾지 못한 아동은 장기실종아동으로 분류된다. 1~5년간 찾지 못한 아동은 29명, 5~10년 13명, 10~20년 44명, 20년 이상 785명으로 조사됐다.

이에 어린이날을 계기로 실종아동에 대한 관심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나주봉 미아·실종가족찾기모임 회장은 "어린이날이 되면 많은 시민이 실종아동에 대한 관심을 두고 행사에도 동참했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실종아동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토비 도슨과 같이 실종된 아이들이 고아로 포장돼 입양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가 나서서 실종수사국(가칭)을 분리해 전수 DNA 조사 등을 실시하면 실종아동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사건도 우리사회에 여전한 그늘을 보여준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학대로 숨진 아동은 201명에 달했다. 의사표현과 방어능력이 없는 1세 미만 아동의 사망자 수도 77명이나 됐다.

아동학대 유형은 중복 학대(신체·정서·성·방임 중 2가지 이상) 6만1057건(48.2%), 정서 학대 3만532건(24.1%), 신체 학대 1만7422건(13.8%), 방임 1만3937건(11.0%), 성 학대 3673건(2.9%) 등의 분포를 보였다.

학대 행위자는 부모가 9만9224건(78.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리양육자는 1만7338건(13.7%), 친인척 등 5969건(4.7%)으로 나타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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