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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위기에도 은행들이 뒤에서 웃는 이유는

등록 2022.10.30 11:00:00수정 2022.10.30 15: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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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4대 시중은행 순이자마진 확대일로

대출 늘리며 고금리 맞아 이자이익 증대…최대 실적 행진

금융당국, 레고랜드발 자금경색에 규제 풀고 유동성 공급 유도

LTV 50% 완화와 15억 초과 아파트 주담대 허용도 수익성 호재로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10.27.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10.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금융당국이 레고랜드 채무불이행으로 불거진 자금경색과 부동산시장 침체기를 맞아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한 대출규제 완화에 나섰다. 코로나19 이후 고금리 마진 확대로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은행들은 이번 위기 상황에서도 수익성을 한층 더 끌어올릴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로 어려워진 가계와 기업이 대출을 늘려왔고, 이후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를 맞아 매달 거둬들이는 이자 상환액이 점점 더 불어나는 추세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NIM은 2020년 1.51%에서 지난해 1.58%로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2분기 1.73%에 이어 3분기 1.76%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2020년 1.37%에서 지난해 1.41%에 이어 올해 3분기 1.61%를 찍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분기 1.36%에서 올 3분기 1.62%까지 확대됐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분기 1.36%에서 올 3분기 1.62%로 올라갔다.

이 같은 은행권의 이자 마진 확대에 힘입어 금융지주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B금융그룹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조2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이 기간 신한금융그룹은 21.2% 급증한 4조3154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그룹은 2조8494억원으로 6.3% 늘었다. 우리금융그룹은 2조6617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지난해보다 21.1% 늘면서 3분기 만에 전년도 연간 실적을 초과했다.

이들 국내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연간 14조5429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바 있다. 올해는 3분기까지만 13조8544억원으로 연말 17조원 규모에 달하며 역대 최대 순이익을 대폭 경신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1년동안 10.5%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모습. 2022.10.18.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1년동안 10.5%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모습. 2022.10.18. [email protected]


이 같은 상황에서 레고랜드 채무불이행으로 불거진 자금경색 사태는 코로나 이후 날개를 단 은행들의 실적을 한층 더 띄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레고랜드 채무보증 불이행을 선언하면서 시장에 '정부도 믿을 수 없다'는 시그널을 줬고, 이는 시중에 유동자금이 마르는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을 부채질했다. 부동산시장도 한층 더 얼어붙으면서 하락세를 키우며 거래가 끊겼다.

뒤늦게 수습에 들어간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규제를 풀면서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유도하는 모습이다. 당국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정상화 유예 조치에 이어 예대율 규제도 완화하면서 은행권의 대출 여력을 늘렸다. 또 무주택자와 1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로 완화하고 15억원 초과 아파트에도 주담대를 허용했다.

금리인상기를 맞아 시중의 유동자금을 흡수해온 은행들 입장에서는 코로나 이후 다시 한 번 막대한 대출을 풀면서 큰 폭의 수익성 상승 기회를 보게 된 것이다. 시장의 위기가 대출을 늘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하게 된 셈이다. 은행권 내부에서도 이익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된다.

우리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성욱 부사장은 "3분기 NIM이 1.62%로 전 분기 대비 0.04%포인트 개선됐다"며 "9월이 가장 높은 1.6% 중반 수준으로 연말은 1.6% 후반대를, 내년에는 올해보다 0.1%포인트 올라간 1.7% 수준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CFO 정상혁 부행장은 "조달금리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본다"면서 "기준금리 추가상승이나 조달시장이 안정되는 내년 1분기를 생각하면 2023년에도 NIM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 위기 상황에서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기준을 강화해 우량 차주에 대출하고 비우량 차주는 대출문을 좁히고 있다"며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라는 정부 방침에 따르면서, 대출을 늘려 더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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