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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없었나 vs 의도적 함구인가…고려아연 기자회견 '눈길'

등록 2024.09.24 17: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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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기자회견, 기술력만 강조하다 끝나

대항공개매수 등 실질적 대비책 내놓지 않아

일각에선 "고려아연 준비 충분치 않을 것" 진단도

MBK·영풍, 26일 가격 상향 조정 여부 관심사

[사진=뉴시스] 동업 관계인 영풍 장형진 고문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사진=각사 제공) 2024.03.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동업 관계인 영풍 장형진 고문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사진=각사 제공) 2024.03.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인 이제중 부회장이 주도한 24일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은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확보 시도를 약탈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기술력과 경영성과 등을 근거로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계속 경영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 부회장과 함께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려아연 기술직 직원 20명은 이 부회장의 선창에 맞춰 영풍 인수를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고려아연의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영풍 측 공개매수에 대한 적절한 방어책이 빠져 있는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일부에선 고려아연이 대항공개매수 같은 특단의 방어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봤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은 이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고려아연이 영풍 측 공개매수 가격 상향조정 여부를 지켜본 뒤 대항공개매수에 나서기 위해 이날 관련 발언을 자제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영풍 측 공개매수에 대항할 마땅한 대비책이 없어 관련 언급을 하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도 들린다.

이날 최윤범 회장 대신 기자회견을 주도한 이 부회장은 최 회장 측 대항공개매수에 대한 질의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최윤범 회장도 적당한 시기에 기자회견을 한다고 본다"며 "(경영권 방어가)차분히 진행되고 있으며 분명히 이긴다"고 발언했다.

특히 고려아연이 전략적 판단으로 대항공개매수 계획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 고려아연 입장에선 대항공개매수가 성공하려면 MBK파트너스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66만원)보다 높은 가격으로 대항공개매수에 나서야 한다.

오는 26일까지는 MBK파트너스 측이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이를 지켜본 뒤 대항공개매수 계획을 밝힐 것이란 진단이다.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69만9000원이다. 23~24일 이틀 연속 하락세에도 70만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MBK파트너스 측이 제시한 66만원보다 6% 높은 주가다. MBK파트너스 측이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사그러들지 않는 이유다.

MBK파트너스 입장에선 공개매수 기간 연장 없이 가격을 조정하려면, 오는 26일까지 공개매수신고서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자본시장법 제136조에 따르면 공개매수 기간 종료일 전 10일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내면, 신고서를 제출한 날부터 10일이 경과한 날이 종료일이다. 26일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면 장이 열리지 않는 일요일인 10월6일이 종료일이 된다. 이에 따라 기존 종료일인 10월4일 공개매수는 끝난다.

고려아연이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26일까지는 MBK파트너스 측의 공개매수 가격 상향 여부를 지켜보고, 이후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대항공개매수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최윤범 회장 측이 현재까지 확실한 대항공개매수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MBK파트너스 측은 꾸준하게 최 회장 측이 대항공개매수에 나서도 전략적 투자자(SI)나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 회수 방안이 딱히 없다고 지적한다. 그만큼 고려아연 대항공개매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SI나 FI가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주장이다.

대항공개매수에 참여해 높은 가격으로 고려아연 지분을 인수할 경우, 공개매수 전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지분 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고려아연 지분율 1.8%인 최 회장이 SI나 FI의 손실을 보전해줄 재력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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