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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없는 르노코리아…한국 '수출공장'으로 전락할까

등록 2023.01.05 11:00:20수정 2023.01.05 11: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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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내수 판매 14% 급감

기아 쏘렌토에 밀리며 주력 차종 QM6도 부진

경쟁사 대비 부실한 라인업, 소비자들 외면

르노 본사, "한국을 '수출공장'으로 본다" 지적

[서울=뉴시스]르노코리아 2023년형 QM6.(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2022.10.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르노코리아 2023년형 QM6.(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2022.10.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다른 완성차 업체에 비해 부실한 라인업이 르노코리아 판매 부진의 결정적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르노 본사는 한국 시장에 수억 유로를 투자하기 원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한국 내수 시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자신들의 수출 기지를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읽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의 2022년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8% 늘어난 16만9641대로 집계됐다. 르노코리아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전체 판매량 증가는 수출이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자화자찬 이면에는 국내 판매량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5만2621대를 판매하며 전년 판매량 6만1096대보다 13.9% 감소했다.

이 실적을 더 들여다보면 문제가 심각하다. 르노코리아가 미는 주력 차종의 판매량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베스트셀링카인 중형 SUV QM6는 총 2만7440대가 팔렸는데, 이는 전년(3만7747대)보다 27.3% 떨어진 수치다.

그나마 SM6와 XM3 판매가 소폭 늘었지만 QM6 판매 감소분을 만회하진 못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바탕으로 지난해 승용차 판매 1위에 오른 쏘렌토(6만8902대)가 QM6 고객 수요를 대거 흡수했다는 진단이다.

특히 지난해 연말 판매량은 고금리로 인한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2월 QM6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무려 68.7% 급감한 1247대까지 감소했다. 르노코리아가 전 차종에 걸쳐 장기 저리 할부 상품까지 운영한 것에 비하면 이 같은 판매 실적은 초라하다는 목소리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르노코리아 차량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르노코리아 판매 부진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단적으로 현대차그룹 등 경쟁사와 비교할 때 턱없이 부족한 라인업이 문제로 꼽힌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SM6, QM6, XM3, 트위지, 조에, 캡처, 마스터 등 7종의 차량을 공식 판매한다고 밝혔지만 이중 트위지와 조에, 캡처는 사실상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르노코리아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판매 실적에도 이들 차량의 판매량은 기입돼 있지 않다. 사실상 단 4종의 라인업으로 내수 시장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이 4종 중에서 마스터는 상용차로 지난해 1022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해 르노코리아가 국내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판매한 승용차는 SM6와 QM6, XM3 밖에 없는 셈이다.

신차 출시가 중단되며 완성차 업계에선 르노 본사가 한국의 역할을 '수출공장' 그 이상도 이하로도 보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르노그룹 최고 경영자인 루카 데 메오 회장은 지난해 10월 한국을 찾아 "르노코리아는 한국 시장에 수억 유로를 투자하길 희망한다"며 "한국을 새로운 중대형 차량 수출 허브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허울 좋은 발언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노조 달래기용으로 루카 데 메오 회장이 말 그대로 '희망사항'을 밝힌 것 뿐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코리아는 중국 지리자동차와 함께 2024년 한국 시장에 하이브리드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계획에 대해서도 르노코리아는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 완성차 업체와 합작해 내놓은 신차가 과연 한국 시장에서 먹힐 것이냐도 미지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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