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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의사 2만2000명 부족" vs "처우 개선부터" 평행선(종합)

등록 2023.06.27 18:04:39수정 2023.06.27 18: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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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엔 의사 2만7232명 부족" 추계도

5년마다 의대 정원 조정 규정 명시 제안

의협 "인구 감소, 진료비 증가…신중해야"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의사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6.27.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의사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6.2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현재 의과대학 정원을 유지할 경우 2050년에 2만2000명의 의사 수가 부족해 2030년까지 의대 정원을 5%씩 증원해야 한다는 수급 추계 결과가 나왔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인구 감소 추세를 고려해 의대 정원을 늘리기보다는 의사 인력 재배치와 재교육 등을 통해 필수의료 공백을 채울 수 있다고 강조해 견해차를 보였다.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의사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에서 '인구구조변화 대응을 위한 의사인력 전망' 결과 2050년에 의사 약 2만2000명이 부족하다고 발표했다.

의대 정원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과정에서 의료계 요청에 따라 2006년부터 18년 간 연 3058명으로 동결된 상태다. 올해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고 등 필수의료 분야 인력 부족으로 인한 의료공백이 곳곳에서 드러나자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의대정원 확대와 인력 재배치 등에 적극 나서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번 포럼 역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필요한 의사 인력 수급량을 가늠하기 위해 마련됐다.

권 박사는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에 기반해 필요한 의료수요를 전망한 결과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령화에 따라 의료수요는 증가해 2050년 2만2000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고 예측했다.

그는 "필요한 의사 인력 확충을 위해 일정 기간 의대 정원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추계 결과에서는 2030년까지 의대 정원을 4303명으로 5% 증원하는 시나리오가 2050년까지 필요한 의사 인력을 충족하기에 가장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50년 이후부터 인구 규모 감소에 의해 의료서비스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므로 이후 의사 인력의 과도한 공급을 방지하기 위해 의대 정원의 추가적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5년마다 수립하는 보건의료인력 종합계획에 의대 정원 조정 규정을 명시할 것을 제안했다.

신영석 고려대 교수는 2021년 전문과목별 의사인력 수급추계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의사 성별과 연령 등 업무량 가중치를 고려한 수급 추계에서는 2년 뒤인 2025년에 의사 5516명이 부족하며 2030년 1만4334명, 2035년에 의사 2만7232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인구감소 추이 등 고려할 때 의사가 부족하지 않고, 의사가 늘면 건강보험 진료비 증가 등의 문제가 나타나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 원장은 "향후 2045~2050년께 노인인구가 피크를 이루고 이후 감소하게 될 것"이라며 "노인인구의 증감 시기에 맞춰 의대정원 증감을 논의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한의사협회가 '(가칭)의사인력 양성에 관한 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인 논의를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대 정원 대신 ▲2+4 의대 교육체계를 3+3 통합의학교육 체계로 전환 ▲인턴제 폐지 및 임상공통수련과정 제도 ▲전공의 정원 조정 ▲의사 재교육을 통한 지역의료 인력 확보 ▲원로의사 인력 활용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발제 후 토론 차례에는 6인의 보건의료 전문가가 패널로 참여해 수급추계 방법론부터 미래 의사인력 과부족에 대한 예측, 적정 의사인력 규모 및 정책 제언 등 다양한 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참석자들이 27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의사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06.27.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참석자들이 27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의사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06.27. [email protected]

박은철 연세대 의대 교수를 좌장으로, 지정토론자로는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장성인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김우현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비상대책위원장, 오주환 서울대 의학과 교수,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가 참석했다.

의대 정원 증원 찬성 측은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필수의료 부족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고 정원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논지를 폈다.

김윤 교수는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고, 분만취약지 등 현상을 보듯 현재도 의사 인력이 부족하다"며 "취약지와 응급의료 및 배후진료과 의사 등 추가로 필요한 인력을 합산하면 지금도 1만명 이상 부족하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형선 교수는 "의사 인력 규모보다 배분이나 재배치가 중요하다는 것은 핵심을 비켜가는 것"이라며 "2007년 의대 정원이 축소된 후 의사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여러 지표로 나타난 상황에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실효성 있게 논의할 수 있는 것은 의대 정원"이라고 증원 필요성을 제기했다.

반면 의대 정원 증원  반대 측은 의사 인력을 늘린다고 해서 필수의료 분야의 기피 현상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반박하며 중장기 의사인력 수급이 과다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성인 교수는 "비(非) 필수의료 시장이 커지면서 유출되는 (의사) 인력이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절대적인 인력 수요나 공급보다는 분배의 문제가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비대위원장은 의사 수급 추계에 대해 "인구 1000명당 의사수가 4명대인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국가의료가 파탄난데 비해 우리나라와 일본은 탄탄한 편이었다"며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가 대단한 것처럼 언급하는 것은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했다.

'OECD 보건통계 2022(2020년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5명으로 멕시코(2.4명)를 제외하고 가장 적으며 일본(2.6명), 미국(2.6명)과 비슷하다. OECD 평균은 3.7명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포럼에 참석해 " 20년 간 소득수준과 삶의 질이 높아지고 노인 인구의 비중이 커지면서 의료수요가 급증했으나 의대정원은 동결돼 의사 수 부족은 예견된 결과였다"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필수의료에 대한 기피와 지역의료 격차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체계적인 인력수급 계획을 수립하지 못해 국민 생명 건강 책임질 필수의료 위기에 직면했다"며 "문제의식과 함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의료계와 협의를 통해 의사인력 확충을 추진하겠다. 수급추계와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필수의료 강화에 필요한 최적의 의사인력 증원 규모를 도출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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