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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시 킹 "한국 뮤지컬, 미국 진출? 당연히 일어날 일이죠"[문화人터뷰]

등록 2023.07.04 06:30:00수정 2023.07.10 09: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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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벳시 킹 밀리텔로(Betsy King Militello) 미국뮤지컬극장연합(NAMT_National Alliance for Musical Theatre) 총괄감독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3.07.04.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벳시 킹 밀리텔로(Betsy King Militello) 미국뮤지컬극장연합(NAMT_National Alliance for Musical Theatre) 총괄감독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3.07.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한국 뮤지컬도 전미뮤지컬극장연합의 신규 뮤지컬 연례 페스티벌에 충분히 참여할 수 있죠. 한국에서 뮤지컬 산업이 점점 커지고 연륜이 더 쌓인다면 언젠가 당연히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해요."

벳시 킹 밀리텔로 전미뮤지컬극장연합(NAMT·National Alliance for Musical Theatre) 총괄감독은 두 팔을 벌리며 한국 뮤지컬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12년간 NAMT에서 활동해 온 그는 지난 1일 막을 내린 제3회 K-뮤지컬국제마켓에 참석하기 위해 이번에 한국을 처음 찾았다.

NAMT는 1985년 설립돼 미국 뮤지컬계와 뮤지컬의 지속가능성 및 발전에 기여하는 비영리 예술기관이다. 뮤지컬 극장 커뮤니티를 조성하며 뮤지컬 신작 개발 경로를 구축하고 작가는 물론 신작 기획부터 제작까지 지원하고 있다. 미국 전역의 제작극장(비영리극장)을 주 회원으로 프로듀서, 기관, 일부 상업극장 등 225개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에서도 K-뮤지컬국제마켓을 주최하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난해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민간재단인 우란문화재단에 이어 두 번째이며, 공공기관으로는 첫 번째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벳시 킹은 "NAMT는 언제나 새로운 가입 희망자를 환영하고 있다"며 "지금은 영어권 국가가 훨씬 많지만 비영어권 국가들이 늘어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은) NAMT에서 개발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고, 콘퍼런스나 페스티벌 부스에 참가할 수 있어요. 웹사이트를 통해 회원에게만 제공하는 정보도 있죠. 특히 (극장 및 프로듀서) 커뮤니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죠. 예경은 미국 시장을 이해하고 싶다는 목적에서 가입했어요. 이번에 저희를 초대했고 가을엔 뉴욕에 오는데 이런 교류를 통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죠."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벳시 킹 밀리텔로(Betsy King Militello) 미국뮤지컬극장연합(NAMT_National Alliance for Musical Theatre) 총괄감독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3.07.04.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벳시 킹 밀리텔로(Betsy King Militello) 미국뮤지컬극장연합(NAMT_National Alliance for Musical Theatre) 총괄감독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3.07.04. [email protected]

신규 작품 개발 지원에 힘쓰는 NAMT의 이름이 알려진 건 '신규 뮤지컬 연례 페스티벌'을 통해서다. 35번째를 맞는 올해 축제엔 신규 뮤지컬 575편이 출품됐고 심사를 거쳐 8편이 소개된다. 오는 10월말 열리는 축제에서 각 작품은 45분 분량으로 이틀간 공개된다.

무대는 작가와 작곡가들이 작품을 선보이는 기회인 동시에 극장이나 투자자, 프로듀서 등과 연결해 주는 통로가 된다. 오는 11월 한국에서 초연하는 '컴 프롬 어웨이'도 2013년 이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작품이다.(2017년 브로드웨이에 올랐다) 벳시 킹은 "우리는 뮤지컬 극장의 발전과 혁신을 촉진하는 촉매제"라며 "전 세계에서 온 800여명의 관계자에게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출발점을 제공하는 역할"이라고 했다.

"출품작은 매년 늘어나고 있어요. 올해가 역대 최고죠. 출품료를 받지 않고 회원 추천인 제도를 없애는 등 장벽을 낮추고 정책을 바꾼 것도 하나의 이유죠. 페스티벌은 신작 공개의 의미도 있지만, 작가들에게 좋은 기회가 돼요. 일례로 극장 담당자가 페스티벌 작품은 자신의 극장과 맞지 않지만 작가의 작업이 마음에 든다며 다른 작업을 제안하기도 해요. 그렇게 과거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뮤지컬 제작에 합류한 작가도 있었어요."

페스티벌엔 주로 미국과 영국 작품이 소개돼 왔지만, 최근 몇 년간 다국적으로 이뤄진 팀도 나오고 있다. 2020년엔 중국어와 영어로 이뤄진 작품이 소개됐고, 2021년엔 스페인어와 영어가 혼용된 작품이 나왔다. 올해도 과테말라 출신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 출품됐다.

한국 뮤지컬도 참여할 수 있냐는 물음엔 "물론"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익명으로 모든 출품작을 검토하기 때문에 나라에 대한 장벽은 없단다. "좋은 번역이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안 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벳시 킹 밀리텔로(Betsy King Militello) 미국뮤지컬극장연합(NAMT_National Alliance for Musical Theatre) 총괄감독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3.07.04.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벳시 킹 밀리텔로(Betsy King Militello) 미국뮤지컬극장연합(NAMT_National Alliance for Musical Theatre) 총괄감독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3.07.04. [email protected]

벳시 킹은 NAMT 작품이 브로드웨이에 진출하는 건 멋진 일이지만, 그것이 목표는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은 큰 나라이고 지역마다 작품을 보는 시각도, 생각도 다르다. 브로드웨이는 그중 일부"라며 "우리의 주 회원은 수많은 지역 극장이고, 지역을 지원하는 게 결국 전체 산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는 건 결국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브로드웨이 진출이 뮤지컬 작가들의 목표일 순 있어요. 하지만 NAMT의 목표는 아니죠. 모든 작품과 작가를 브로드웨이에 보내는 게 옳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매일 3000석의 티켓을 팔아야 하는 게 모두에게 어울리는 방식은 아니죠. 작품마다 다양한 관점을 갖고 있고 적합한 장소와 관객이 있어요. 큰 무대뿐만 아니라 작고 유연한 공간에 어울리는 작품도 많아요."

풀뿌리부터 작품을 키워내는 만큼 신작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업계엔 늘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해요. 생태계의 다이내믹함을 유지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정체돼 버리죠. 또 시대에 따라 주제가 바뀌고 오늘날의 질문을 던지는 것도 중요해요. 새로운 목소리가 계속 필요하죠."

뮤지컬의 본고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뮤지컬에도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 명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중요한 건 관계 구축이에요. 신뢰하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하죠. 그리고 왜 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확실하다면 기회는 많다고 생각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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