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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벌금 폭탄' 앞둔 생숙, 절반이 '숙박업' 등록조차 안해

등록 2023.09.23 07:00:00수정 2023.09.23 07: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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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홍기원 의원, 지자체 '생숙 현황' 자료 분석

경기도 3만2645실 중 28%만 숙박업 등록해 운영

숙박시설로 사용하지 않는 생숙 이행강제금 대상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내달부터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과징금 폭탄을 맞게 되는 생활형숙박시설(생숙). 용도를 살펴보니 정책 취지에 맞게 숙박업으로 등록해 운영중인 생숙이 절반, 불법건축물로 간주될 위기에 처한 주거용 용도 생숙이 절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이 경기도·서울시·강원도·전라남도로부터 제출받은 '생숙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8월 기준으로 4개 지역의 생숙 5만9302실 가운데 숙박업으로 등록해 운영 중인 생숙이 3만250실, 숙박업으로 신고 되지 않은 생숙이 2만9052실로 나타났다.

생숙 용도는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경기도의 경우 전체 생숙 3만2645실 중 28%에 해당하는 9131실만 숙박 용도로 사용되고 나머지 72%(2만3514실)는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관광 산업이 발달한 강원도의 경우 1만3135실 중 86%에 해당하는 1만1341실이 숙박업으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숙은 관광 산업이 발달한 지역 근처에서 숙박업소처럼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숙박시설이다. 하지만 전입신고가 가능하고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집값 폭등하던 시기에 투자용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몇 년 사이 생숙은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정부가 지난 2021년 5월 법을 개정해 생숙을 주거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했기 때문이다.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생숙은 반드시 숙박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주거 목적으로 쓸 경우 다음 달 14일까지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을 해야 한다. 용도 변경 없이 주거용으로 쓸 경우 매년 시세의 10%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으로 내야 한다. 

전체 생숙 가운데 절반 가량이 여전히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어 다음 달부터 불법건축물로 간주돼 과징금 폭탄을 맞게 될 위기에 처한 셈이다. 생숙 시세가 억대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수천만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받게 된 상황에 직면했다. 

생숙의 용도 변경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국 용도변경 건수는 1175건으로 나타났다. 전체 생숙이 약 10만실인 점을 감안하면 1% 수준에 그친다.

규제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생숙 소유자들은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모임인 전국레지던스연합회는 지난 19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합리적 정책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국토부는 추석 전에 생숙 관련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홍기원 의원은 "국토부는 대책마련에 앞서 숙박업 등록, 오피스텔 용도변경 등 정확한 현황파악이 전제돼야 한다"며 "곧 발표하는 국토부 대책에 위반여부의 구체적인 기준과 대책이 세심하게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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