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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 "화이트햇 합병은 글로벌 기업 성장 위한 선택"

등록 2023.10.06 08: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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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어·화이트햇 합병이 글로벌 블록체인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

"해외 디지털 신분증 플랫폼 사업에 가속도 내기 위한 필연적 과정"

합병비율, 합병가액 산정 논란에 "화이트햇은 기업가치 1000억원대 평가받았다"

"주주가치 제고에 오히려 득될 것"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라온시큐어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0.0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라온시큐어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0.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기존 사업간 시너지와 규모의 경제를 창출해 2030년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는 '글로벌 블록체인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자회사인 라온화이트햇 합병을 앞둔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의 포부다.

라온시큐어는 오는 12월 1일까지 라온화이트햇을 흡수합병할 계획이다. '하나의 라온'이 돼 글로벌 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두고 일부 주주들은 합병비율·합병가액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잡음도 나오고 있다. 이순형 대표를 서울 여의도 라온시큐어 사옥에서 직접 만나 합병 취지와 각종 논란에 대한 입장을 들어왔다.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 위한 가장 합리적인 경영전략"

이순형 대표는 보안 1세대 기업인 소프트포럼 창업멤버다. 이 대표가 2012년 설립한 라온시큐어는 IT보안 인증 전문기업이다. 금융·공공기관,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모바일 통합 보안 솔루션(모바일백신, 가상키보드, 암호인증, 전자서명, 인증서 복사, 생체인증)과 PC 보안 솔루션(키보드보안, 웹보안, 백신, 방화벽)을 제공한다.

라온화이트햇은 보안 서비스 전담하는 라온시큐어의 자회사다. 기업 맞춤형 모의 해킹 서비스, 국가 기반 시설을 관리하는 기관의 취약점 분석과 평가, 대책 수립을 지원하는 보안 컨설팅 서비스를 주로 선보이며 성장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기반의 계정 및 접근 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형ID(IDaaS, Identity as a Service)와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신원증명(DID) 서비스 플랫폼인 '옴니원(OmniOne)'으로 다양한 정부 주도 DID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라온화이트햇이 참여한 프로젝트는 쉽게 말해 '국가 디지털 신분증 구축' 사업으로, '모바일공무원증' 'e-병무지갑' 등이 이 회사가 주도했다. 지난해 1월 대한민국 최초로 상용화된 디지털 신분증 '모바일 운전면허증'도 이 회사가 주력 개발했다.

이 대표는 "초기에는 보안 솔루션 사업으로 시작해 생체인증·블록체인 신원증명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해왔다"며 "다음 발걸음이 플랫폼 기업이 되는 것인데, 라온화이트햇 흡수합병이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꼭 필요한 과정으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라온화이트햇 서비스를 주축으로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라온화이트햇 핵심사업인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신분증은 현재 UN, 월드뱅크 등 국제 원조기구에서 동남아시아, 남미 등지에 지원하는 사업이다. 수십억 인구가 살고 있어도 제대로 된 인구집계·신분증 발급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은 국가들에게 필요하다. 이 대표가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대표는 "디지털 신분증 사업을 하려는 국가들의 예산만 합쳐도 지금 라온시큐어 1년 매출보다 훨씬 많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7개 가량의 해외 정부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 중 인도네시아 같은 경우엔 실제 디지털 신분증 체계 마련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해외사업 확장과정에서 번번이 허들을 마주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국가의 디지털 신분증 플랫폼 체계를 구축하고 또 향후에 계속 운영을 지원해야 하는 역할을 맡기 위해선 수행 기업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 등이 주요한 평가 항목"이라며 "아직 비상장 기업이고 조직 규모가 작은 라온화이트햇이 사업을 제안할 때마다 고객사들에게 일일이 해명 아닌 해명을 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어떤 때는 회사 규모가 큰 자국 기업을 앞에 세울 테니 라온은 기술만 지원해 달라고 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런 구조에선 150억원 짜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가정하면 라온에게 지급되는 몫은 30억~40억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만약 흡수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화이트햇은 안정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기술개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양 사간 제품과 서비스 융합으로 보다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구상이다. 그는 "화이트햇 디지털 신분증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하면서 라온시큐어의 보안 솔루션도 동시에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비율·합병가액 산정 논란엔 "화이트햇은 직상장 추진했던 탄탄한 회사"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합병비율, 합병가액 산정 논란에 대해선 "합병 의의가 희석되고, 초점이 다른 쪽으로 맞춰지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먼저 라온화이트햇 기업가치가 너무 고평가됐다는 논란이다. 이번 합병과정에서 라온시큐어 기업가치를 930억원, 라온화이트햇의 경우 871억원으로 각각 산정했다. 합병비율은 1대8.234832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라온화이트햇은 사실 재작년에 직상장을 준비했을 정도로 재무 및 사업구조가 탄탄한 알짜 회사"라며 "당시 벤처캐피탈 쪽에서 1000억원 이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 받았다"고 말했다.

화이트햇은 지난해 매출 192억원, 영업이익 36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말 현재 141억원의 이익잉여금 및 자본금과 128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합병에 따른 신주발행(210만8000여주)으로 라온시큐어 일반 소액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라온은 기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피합병회사인 라온화이트햇 주식(49.82%)의 신주 발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흡수합병에 따라 발생하는 신주 가운데 49.82%는 발행되지 않기 때문에 '주식 소각'과 다름없고, 나머지 40%의 지분은 경영지분(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어서 유통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렇게 될 경우 실제 시장에 유통할 수 있는 주식은 화이트햇 주식의 10% 내외, 라온시큐어 기준으로 약 6.5% 정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합병신주로 기 발행주식 대비 약 6.5%만 유통 가능성이 있으나, 피합병회사 평가 가치인 871억원 밸류에이션이 합병 회사에 추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주주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기대했다.

이 대표는 "라온화이트햇을 직상장하지 않고 흡수합병하기로 전략을 바꾼 건 지난해 연말부터 해외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며 "해외 프로젝트 수주 시 보다 경쟁력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회사로 인정받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디지털 ID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법임을 주주들이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라온시큐어는 오는 1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라온화이트햇과 합병계약 승인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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