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으로 항공, 빅테크 등 실적 전망에 악영향"

유나이티드항공, 스냅, 메타 등 실적 우려

"전쟁 예측 못해…4분기 전망 밝히는 건 경솔"

[덴버=AP/뉴시스]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 불안감이 광고·관광·공급망 등 곳곳에 영향을 미쳐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사진은 2020년 6월10일 미국 콜로라도 덴버 국제공항에서 유나이티드 항공편이 이륙하는 모습. 2023.10.30.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 불안감이 광고·관광·공급망 등 곳곳에 영향을 미쳐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4분기 실적이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에 대한 여객기 운항 중단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 항공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대규모 네트워크, 지리적 다양성 측면에서 견고한 수익성이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의 비극으로 인해 이번 분기에 마진이 일시적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단기적인 위험과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은 항공업계를 넘어 여행업계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미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전쟁이 항공사 이외 다른 여행 관련 업체들에도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크루즈 기업인 로열캐리비언의 제이슨 리버티 최고경영자(CEO)는 4분기 로열캐리비안 수용량의 약 1.5%가 이스라엘을 방문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기술 기업들의 경우 이번 전쟁으로 인해 노동력, 광고 지출, 공급망 측면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 소셜미디어 스냅챗의 모회사 스냅은 최근 시장 전망치보다 7% 이상 늘어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도 4분기 전망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스냅은 "예측할 수 없는 전쟁의 특성 상, 이번 분기에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은 경솔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전쟁 발발 이후 "많은 광고에 대한 지출이 중단됐다"고도 언급했다.

[파리=AP/뉴시스]2023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쇼에 걸린 메타 로고 모습.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의 수잔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들어 광고 지출이 소폭 감소했으며, 이는 전쟁의 시작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반드시 하나의 사건으로 인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비슷하게 지출 감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치아교정기 생산 전문기업 얼라인 테크놀로지의 존 모리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의 여파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4분기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보험중개사 에이온, 의약품기업 웨스트파마슈티컬 등 여러 글로벌 기업들은 이스라엘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과 그 가족들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 현지 시민들이 예비군으로 소집되면서, 기업가와 고용주들은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나갈지 고심 중이라고 한다.

한편 방산업체들은 전쟁으로 인한 수요 폭증으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군수업체 제너럴다이내믹스 측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포탄 생산을 늘렸는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겹쳐 생산량을 더욱 늘리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월 생산량을 기존 1만4000개에서 최대 10만 개까지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