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신고가 질주…LG엔솔 제치고 시총 2위 탈환?
업황 개선 기대에 52주 신고가 행진
시총 격차 5兆 수준…사정권 진입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신고가 랠리를 펼치면서 국내 시가총액 2위인 LG에너지솔루션 뒤를 바짝 따라붙고 있다. 내년 반도체 업종이 이익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위 자리의 주인공이 바뀔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지난 11월 이후 현재까지 12.73%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10.40%를 웃도는 것으로 전날에는 장중 13만46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2021년 4월28일(13만5000원) 이후 최고가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우상향하면서 어느덧 LG에너지솔루션과 시총 2위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전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시총은 95조4411억원이다. 2위인 LG에너지솔루션(100조6200억원)과 5조1789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만약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3% 내리고 SK하이닉스의 주가가 3% 오르면 바로 순위가 뒤바뀌는 사정권에 진입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월27일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 이후 2년이 다되도록 줄곧 시총 3위에 머물렀다. 실제 지난해 1월27일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첫날 시총 118조1700억원을 기록하며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SK하이닉스의 시총은 82조6283억원에 머물렀다.
이어 올해 초 두 회사의 시총 격차는 50조원까지 벌어졌지만, 하반기 들어 반도체 업황 개선이 가시화되며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한때 두 회사의 시총 차이가 불과 1조170억원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작년 말 대비 이날까지 SK하이닉스 주가는 76.9%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4.7%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전거래일 대비 1.00% 오른 13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95조9507억원이다. 2위인 LG에너지솔루션(97조2270억원)과 1조2762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1.09% 오른 41만5500원에 마감했다.
주목되는 점은 SK하이닉스를 둘러싼 투자 환경이 우호적이라는 점이다. SK하이닉스의 주가의 원동력은 외국인 투자자로, 내년 이익 개선 기대감과 함께 외국인 수급이 몰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삼성전자에 이어 외국인 순매수 2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외국인은 올 하반기에만 SK하이닉스 주식을 1조64억원 어치 사들인 반면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서는 1조1862억원 순매도로 대응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긍정적인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SK하이닉스 시총 2위 탈환 시나리오에 무게를 싣고 있다. 내년 엔비디아가 효율적 공급망 (SCM) 관리를 위해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선 다변화를 고려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독주가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5세대인 HBM3E 최종 공급 계약을 앞둔 현 시점에서 SK하이닉스는 오는 2025년 공급을 목표로 주요 고객사와 6세대인 HBM4 개발에 이미 착수해 선두 업체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GPU(그래픽처리장치) 신제품 출시 사이클이 빨라질수록 향후 HBM 시장은 양산 노하우와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선두 업체의 승자독식 구조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내년 HBM 최대 수혜주로 SK하이닉스를 제시하고 향후 주가의 업사이드를 고려할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의 내년 매출액은 올해 대비 50% 증가한 47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10조원으로 예상한다"며 "매크로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메모리 상승 사이클 중 '공급의 증가를 소화'해야 하는 부담이 상존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지난 업황을 눌러왔던 과잉 재고가 해소되고 있다는 점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 업종 톱픽(Top pick)으로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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