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주식 빌리는 기관 많다는데?"…공매도 대비 분석도
대차잔고 10兆 육박…올 들어 40% 넘게 증가
공매도 재개 대비·LP 물량 등 다양한 해석 나와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0.91포인트(0.44%) 내린 2487.90에 장을 시작한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5.06포인트(0.62%) 하락한 813.80에 장을 시작했다. 2024.01.31. [email protected]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삼성전자의 대차잔고 금액은 9조528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7조411억원 대비 2조4873억원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대차잔고 주식수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28일 9042만2623주까지 감소했다가 올 들어 증가세가 이어지며 1억2824만여주로 증가했다. 올 들어 42.98% 급증했다.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공매도 등을 위해 금융투자회사로부터 주식을 빌린 뒤 상환하지 않은 물량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공매도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이 때문에 주식 대차거래 잔고가 늘어나면 주가의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현재는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상황이어서 대차잔고 금액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먼저 공매도 재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4월 총선이 치러진 이후 공매도가 재개될 것을 대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여당을 중심으로 추진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시행 당시 총선 전 표심 잡기용이란 시각이 많았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용 일시적인 (공매도) 금지조치가 아니라 여기에 대해서 확실한 부작용 차단 조치가 구축 되지 않으면 다시 재개할 뜻이 우리 정부는 전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못 박았지만 총선이 끝나고 기약했던 올해 6월 말 공매도가 재개될 것이란 관측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단순 유동성공급자의 대차거래일 가능성도 있다. 올해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 삼성전자를 담고 있는 ETF(상장지수펀드) 등으로 투자가 몰렸고, 이에 유동성공급자가 호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대차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특히 올 들어 삼성전자의 주가가 8만원대에 목전에서 7만3000원대까지 내리는 등 다소 부진한 흐름을 기록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면서 미리 대차에 나섰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나중에 대차를 하려면 더 높은 주가를 기준으로 주식을 빌려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배당이다. 삼성전자의 분기배당 역시 주식 대차를 증가시키고 있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분기 배당을 실시해왔고, 주식을 빌릴 경우 배당금을 받을 권리도 차입자에게 이전된다. 이 때문에 오는 1분기 배당락일 전까지는 대차거래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삼성전자에 이어 올해 대차잔고 상위에 이름을 올린 종목은 JB금융지주다. 지난해 말 755만6090주던 JB금융지주의 대차잔고는 현재 4790만3143주로 급증한 상태다. 이어 삼성중공업(3727만6658주), DGB금융지주(2762만3643주) 등이 대차거래 상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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