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실질근로소득 5분기 만에 감소…가계살림 더 '팍팍'
통계청,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전국 월평균 소득 502만원…전년比 3.9%↑
실질근로소득 1.9%↓실질사업 5분기째 '-'
지출 381만원…실질소비지출 1.6% 증가 그쳐
소비증가율 6분기 연속 소득증가율 앞서
[서울=뉴시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은 502만4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3.9% 증가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은 502만4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3.9% 증가했다.
물가 변동 영향을 제거한 실질 소득은 2분기 연속으로 증가했으나 고물가 탓에 3분기 0.2%에 이어 0.5% 증가에 그쳤다. 물가상승률은 작년 3분기 5.9%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4분기 5.3%, 올해 1분기 4.7%, 2분기 3.2%, 3분기 3.1%를 기록하며 서서히 둔화다가 4분기 3.4%로 반등했다. 둔화 속도가 느린 만큼 실질소득 증가율도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근로·사업·이전·재산소득을 포함하는 경상소득은 492만5000원으로 3.9% 증가했다. 시장소득으로 분류되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1%대 증가에 그친 반면 이전소득은 20%에 가까운 큰 폭의 증가를 보이면서 전체 소득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물가를 반영할 경우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감소했다. 전체 소득에서 가장 큰 비중(63.0%)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316만7000원(1.5%) 늘어 12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사업소득은 103만5000원(1.6%)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득은 각각 1.9%, 1.7% 뒷걸음질쳤다. 근로소득은 지난 2022년 3분기(-0.4%) 이후 5분기 만에 감소 전환했고 사업소득은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이전소득은 67만1000원(17.7%)으로 증가해 2분기 연속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 중 공적이전 소득은 20.2%나 증가했다. 국민·기초·노령연금 지급액이 상승했고, 작년부터 지급을 시작한 부모급여 등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하는 각종 지원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친·인척 간 용돈 등 사적이전소득도 17.7% 늘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자·배당과 관련된 재산소득은 80.3% 증가한 5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경조 소득과 보험으로 받은 금액 등이 포함된 비경상소득은 9만9000원으로 3.9% 늘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4분기는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모두 수치상으로는 1%대 증가율을 보였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를 보였다"며 "이전소득이 전체소득 증가를 견인해 전체 실질소득 증가율은 플러스였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장 보는 시민들 모습. 2024.02.20. [email protected]
가계를 운영하기 위해 지출한 소비지출과 조세, 연금기여금, 사회보험 등 의무성 지출 등을 모두 포함한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4분기 381만3000원으로 전년 동분기대비 5.2% 증가했다.
이 중 소비지출은 283만3000원으로 전년 동분기대비 5.1% 늘었다. 12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나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비지출 증가율은 1.6% 증가에 그쳤다.
비목별로 보면 12대 지출 비목 가운데 주거·수도·광열, 보건, 오락·문화, 음식·숙박, 가정용품·가사서비스 등에서 지출 증가했고 통신, 주류·담배는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32만4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9.5% 증가했다. 지난 3분기에는 연료비(16.5%) 상승이 전체 지출을 이끌었으나 4분기에는 월세 등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월세 등 실제 주거비(12.3%), 전기, 도시가스 등 주거용 연료비(8.2%), 기타주거관련서비스(7.8%) 등에서 지출이 늘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40만9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2.4% 증가했다. 과일 및 과일가공품(12.7%), 채소 및 채소가공품(5.3%), 유제품 및 알(7.0%) 등 지출은 증가했으나, 육류(-3.9%), 신선수산동물(-6.5%), 곡물(-3.8%) 등 지출은 감소했다.
보건 지출은 25만3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9.2% 늘었다. 외래의료서비스(15.3%), 입원서비스(16.1%), 의약품(4.6%) 등에서 지출이 증가했다.
오락·문화 지출은 19만4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12.3% 늘었다. 국내·외여행 등 단체여행비(88.5%), 운동 및 오락서비스(3.7%), 문화서비스(2.1%) 등에서 늘었다.
음식·숙박 지출은 43만3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4.3% 늘었다. 외식 등 식사비(4.4%), 호텔·콘도 등 숙박비(3.1%)가 모두 늘었다.
반면 통신 지출은 12만9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4.3% 감소했다. 통신서비스(0.2%) 지출은 소폭 증가했으며, 이동전화기기 등 통신장비(-17.6%) 지출은 감소했다.
주류·담배 지출은 주류(-1.1%), 담배(-4.1%)가 모두 줄면서 전년동분기대비 2.8% 감소한 3만8000원을 기록했다.
4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98만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5.6% 늘었다. 이자비용(20.0%), 사회보험료(6.5%) 등에서 증가한 반면 경상조세(-0.5%) 등에서 감소했다.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404만4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3.5%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은 가구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차감한 금액이다. 가구에서 소비지출과 저축 등으로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을 의미한다.
흑자액은 121만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0.1% 증가, 흑자율은 29.9%로 전년동분기대비 1.0%포인트(p) 하락했다. 흑자액은 저축이나 자산구입, 부채상환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의미한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차감한 금액을 의미한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인 평균소비성향은 70.1%로 전년동분기대비 1.0%p 상승했다.
이진석 과장은 "소비지출이 5.1% 증가하면서 6분기 연속으로 소득증가율을 앞서는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3년 연간 지출 통계를 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79만2000원으로 전년대비 5.8% 증가했다. 실질소비지출은 2.1% 늘었다.
주류·담배(-0.9%), 통신(-0.1%)을 제외한 오락·문화(18.9%), 음식·숙박(7.6%), 주거·수도·광열(9.2%), 교통(7.6%), 기타상품·서비스(5.5%), 교육(3.9%) 등에서 모두 증가했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을 고려 시 식료품·비주류음료(-3.4%), 의류·신발(-4.2%), 가정용품·가사서비스(-3.5%) 등에서 실질소비지출은 감소했다.
지난해 소비지출 비목별 비중은 음식·숙박(15.3%), 식료품·비주류음료(14.2%), 교통(12.2%), 주거·수도·광열(11.8%) 순이었다.
이진석 과장은 "연간 가구당 월평균지출은 증가했고 주류담배 통신 제외 모든 분야에서 증가했다"며 "코로나 물가상승 영향으로 실질소비지출은 감소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 2023.11.23.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