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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탁구 女帝’ 양영자 "장벽 넘는 탁구, 해외선교 활동 큰 힘"[이수지의 종교in]

등록 2024.03.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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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자탁구선교회 설립…"국내외 선교 확장" 앞장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양영자 양영자탁구선교회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빌딩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양영자 선교사는 최근 양영자탁구선교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국내외 선교 활동에 나섰다. 2024.03.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양영자 양영자탁구선교회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빌딩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양영자 선교사는 최근 양영자탁구선교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국내외 선교 활동에 나섰다. 2024.03.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스포츠는 마음의 벽을 허물죠. 장벽을 넘게 합니다."

최근 뉴시스와 만난 '탁구 女帝' 양영자는 선교사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선교 활동할 때 탁구 선수 경력이 십분 활용되고 있다"며 선교사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는 환한 모습을 보였다.

양영자는 화려한 전적의 탁구 선수였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탁구를 시작한 그는 1983년 도쿄 세계탁구선수권 여자 단식 준우승을 시작으로 1986년 서울 아시아 경기 단체전 우승, 1987년 뉴델리 세계선수권 여자 복식 우승과 단식 준우승,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 복식 우승을 차지했다.

메달을 거머쥐기까지 늘 고통 속에 살았다. "신앙이 없었다면 아마도 일찍 선수생활을 포기했을 거예요. 팔에 부상도 있었고 간이 안 좋아서 병원에 50일 입원했을 때도 있었는데 신앙이 없었으면 제가 이걸 어떻게 극복했을까 싶어요."

88올림픽 출전 당시 양 선교사는 간염으로 50일 간 치료를 받고 체력이 떨어진 상태로 2주 훈련 후 출전했다. 하지만 중국팀을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그는 "내가 탁구를 잘해서 이런 성적을 거뒀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성경을 읽다가 '하나님이 사람마다 재능을 줬다'는 글을 보고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다. "내가 잘 나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이구나"라고.

탁구 선수에서 선교사의 길로 들어온 건 은퇴 후 어머니의 죽음 때문이었다. 간암 진단을 받고 한 달 만에 돌아가신 충격으로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당시 사람들 모두 '양영자는 일어나지 못해', '다 끝난 인생'이라며 주변을 떠났다.

"그땐 정말 고독하고 외로운 시간을 신앙으로 극복했어요. 조울증에 빠져 거의 2년을 헤매다시피 한 적이 있었거든요. 은퇴하고 나서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겪었던 그 기간이 없었다면 선교사도 못했을 것이고 내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없었을 겁니다."

이후 한국 WEC국제선교회 소속 선교사로 파송을 받고 1997년부터 14년 동안 몽골, 중국 북부 내몽골 자치구 등에서 탁구 선교를 펼쳤다.

2012년 귀국 후 지도자로서 대한체육회 꿈나무 탁구 감독을 맡아 유소년 국가대표 탁구 선수들을 키웠다. 현재 탁구 동호회원들과 선교단체를 만들어 네팔, 우간다, 캄보디아 등에서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양영자 양영자탁구선교회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빌딩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양영자 선교사는 최근 양영자탁구선교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국내외 선교 활동에 나섰다. 2024.03.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양영자 양영자탁구선교회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빌딩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양영자 선교사는 최근 양영자탁구선교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국내외 선교 활동에 나섰다. 2024.03.23. [email protected]


선교사가 된 후에도 탁구를 놓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탁구의 변화무쌍한 매력 때문이다. "제가 다른 종목들을 많이 해보지 못했지만, 탁구만큼 변화가 있는 운동이 있을까 싶어요. 탁구에는 다양한 기술이 많아요. 그걸 하나 하나 해나간다는 게 굉장한 매력이 있고 묘미가 있는 거죠."

해외 선교 활동에서 열악한 환경에도 탁구를 즐기는 사람들을 통해 탁구의 매력을 실감하고 있다.

"네팔에 갔는데 벽돌로 네트를 만들어 놓고 탁구를 하고 있더라고요. 깜짝 놀라긴 했는데 아프리카 우간다에서도 캄보디아에서 그런 상황에서도 탁구하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탁구가 인기가 있고 탁구를 하려는 아이들과 탁구 선수들이 있어 더 놀랐거든요."

이 놀라움은 '양영자탁구선교회'를 설립하게 된 힘이 됐다. 지난 2월 탁구를 통해 국내외 선교를 확장하기 위해 '양영자탁구선교회'를 만들었다. 선교회는 오는 4월 새은혜교회서 창립 예배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양영자 양영자탁구선교회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빌딩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양영자 선교사는 최근 양영자탁구선교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국내외 선교 활동에 나섰다. 2024.03.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양영자 양영자탁구선교회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빌딩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양영자 선교사는 최근 양영자탁구선교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국내외 선교 활동에 나섰다. 2024.03.23. [email protected]


양 선교사는 선교회를 통해 선교지 탁구물품 후원, 기독 탁구 국가대표 선수 육성, 탁구선교캠프 운영, 기독교 탁구 단체 네트워크 결성, 탁구 선교 축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탁구 선교를 하다 보면 필요로 하는 곳이 너무 많아요. 와 달라고 하거나 코치도 보내 달라고 하고 탁구 용품도 필요하다고 하니 비영리 법인을 만들면 선교 지역도 넓히고 마음 놓고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 거죠."

선교사로서 꿈의 최종 목적지는 북한이다. 양 선교사는 올림픽 출전했을 때 북한 선수들과의 만남을 잊지 않고 있다. "성경책을 주려고 하자 북한 선수들은 '나는 김일성 주석을 믿는다'"며 거절 당했던 경험이 있다.

양 선교사는 현정화 감독과 북한 선수 리분희가 지난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중국을 꺾고 우승했을 때도 떠올렸다.

"정말 뭉클했죠. 남북 단일팀이 중국을 이기고 금메달을 딴 거는 기적 같은 일이고 남북한 모두 정말 기뻤던 일이었으니 잠시나마 통일을 맛본 시간이었어요. 스포츠 때문에 남북이 벽을 허물고 하나로 힘을 합쳐 시합을 했더니 그런 결과가 있었잖아요. 이제 남북한이 서로 만날 수 있는 접촉점을 탁구가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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