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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발전자회사, 허리 펴나…실적 발표 앞두고 흑자 기대감 솔솔

등록 2024.03.23 07:00:00수정 2024.03.23 07: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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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자회사,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지난해 실적 공시

중간배당에 볼멘소리 나올라 정산조정계수 유리하게

중간배당 반영 시 작년 호실적에도 올해 전망 어두워

【경주=뉴시스】 이은희 기자= 한수원 본사 전경. 2019.07.08. (사진= 한수원 제공)photo@newsis.com

【경주=뉴시스】 이은희 기자= 한수원 본사 전경. 2019.07.08. (사진= 한수원 제공)[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들이 다음 주 연간 실적을 공시한다. 한전이 발전자회사에 높은 정산단가로 전기를 사간 만큼, 지난해 3분기까지 부진을 딛고 호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23일 발전공기업에 따르면 한국동서발전, 한국중부발전은 오는 28일 '2023년 결산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 날인 29일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다음 달 1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서부발전이 실적 공시를 이어간다.

앞서 지난달 23일 공시된 한전 사업보고서 중 종속기업 부분에 따르면 발전자회사들은 지난해 일제히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수원의 경우 1516억원, 남부발전 2268억원, 남동발전 1965억원, 동서발전 1390억원, 서부발전 1265억원의 당기순이익이 나타났다. 중부발전만 18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연결 기준으로는 결국 흑자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발전자회사들은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를 이어간 바 있는데, 1개 분기만에 상황이 뒤집힌 것이다.

한수원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재무제표 기준 누적 영업손실이 1631억원에 달했다. 남부발전은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 213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29.61%나 줄었다. 동서발전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34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 감소를 기록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한국전력공사 전력그룹사 비상대책회의 모습. 2022.05.1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한국전력공사 전력그룹사 비상대책회의 모습. 2022.05.18. [email protected]



발전자회사들이 줄줄이 흑자를 보일 것으로 예견되는 배경에는 한전과의 정산에서 유리한 정산조정계수를 적용받은 게 자리한다.

발전자회사 실적을 좌지우지하는 요인은 한전에 대한 전력 판매다. 한전은 계통한계가격(SMP)에 연료비 변동비를 제외하고 일종의 할인율인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한 정산단가로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구매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해 12월 ㎾h(킬로와트시)당 96.0원의 정산단가가 책정됐다. 한수원 정산단가가 보통 ㎾h당 50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평상시 수준의 두 배에 이른다.

발전 5사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동서발전을 제외하면 서부·남동·남부·중부발전 모두 11월보다 12월 높은 정산단가가 적용됐다.

한전이 지난해 12월 정산조정계수를 높게 적용한 데에는 유례 없던 중간배당이 이유로 지목된다.

한전은 지난해 발전자회사에게 중간배당으로 총 3조2000억원을 걷어갔다. 한수원이 1조560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으며, 발전 5사가 총 1조4800억원, 한전KDN이 1600억원을 중간배당했다.

발전자회사들은 전례 없는 중간배당을 지급하기 위해 일제히 정관을 손보고, 그동안 조금씩 모아둔 이익잉여금을 내놓았다.

통상 한전은 1년에 한번, 회계연도 결산 이후 3월께 발전자회사로부터 정기배당을 수취한다. 최근 2년간 한전은 정기배당을 통해 1000억원대 배당금을 걷은 바 있다.

중간배당으로 인해 발전자회사들의 불만이 커지자, 정산조정계수를 올려 실적 개선을 유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 작년 한국전력공사 영업손실이 4조5691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개선됐다. 세 차례 전기요금 인상과 연료가격 하락으로 3·4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작년 한국전력공사 영업손실이 4조5691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개선됐다. 세 차례 전기요금 인상과 연료가격 하락으로 3·4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다만 발전자회사들은 지난해 호실적에도 올해 실적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회계장부상 중간배당은 지난해가 아닌 올해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발전자회사들은 이번 달 말과 6월 말 절반씩 중간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중간배당액을 마련하기 위해서 각 사는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 조달에 나설 수밖에 없는데, 이는 올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이에 발전자회사들은 지난해 실적 개선은 결국 '조삼모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한전이 재무 개선을 위해 정산조정계수를 조정해 발전자회사 실적을 나눠가지는 것도, 반대로 다시 보전 해주는 것도 가능한 구조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전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정산조정계수를 낮게 책정해 발전자회사에 부담을 떠넘긴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발전자회사 관계자는 "실적은 해외사업이나 연료비 가격도 영향이 있겠지만 정산조정계수에 달려있다"며 "각 사별로 정산조정계수가 조금씩 다를 테지만, 이번에는 대부분 잘 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1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19.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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