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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출범 이후 야 탄핵만 18번, 문재인 정부때의 3배…일상화 되버린 탄핵

등록 2024.08.04 08:00:00수정 2024.08.04 09: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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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야당 탄핵 추진 총 18건…문 정부때 6건

22대 국회 탄핵만 7건…여야 합의 법안은 0

네 번째 방통위 수장 탄핵…업무 공백 불가피

이재명 민주당 수사 검사 4명 탄핵안도 발의

탄핵은 엄중하게 꺼내야 하는 제도…남발 우려

대통령과 여당도 야당과 대화·소통 노력 해야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탄핵소추안이 상정되자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4.08.02.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탄핵소추안이 상정되자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4.08.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하지현 한재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강행 처리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네 번째 방통위원장 수장 탄핵 시도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야당이 추진한 탄핵안만 7건이다. 반면 여야 합의로 처리된 민생 법안은 전무한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 기간을 넓히면 민주당은 총 18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국회가 탄핵의 늪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 2일 본회의에서 이 위원장 탄핵안을 재석 의원 188명 중 찬성 186명, 반대 1명, 무효 1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이제까지 야당의 탄핵 추진으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3차례 수장이 바뀌었다. 야당이 이번에 제출한 탄핵안은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과 이상인 전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에 이어 4번째다. 앞선 세 명 모두 탄핵안이 국회에서 표결되기 전 자진 사퇴했다.

이 위원장의 경우 지난달 31일 취임한 지 하루 만에 탄핵안이 발의되고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직무가 정지됐다. 이 위원장이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방통위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기 전까지 수개월 동안 김태규 방통위 부위원장 직무대행 1인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들어 이재명 전 대표와 민주당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강백신·김영철·박상용·엄희준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발의했다. 이들은 이 전 대표의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대장동·백현동' 의혹과 '민주당 돈봉투 사건' 등을 맡고 있다. 이 전 대표 방탄을 위한 탄핵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뉴시스] 역대 정부 탄핵소추안 발의 현황. 2024.08.04. (자료 = 국민의힘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역대 정부 탄핵소추안 발의 현황. 2024.08.04. (자료 = 국민의힘 제공). [email protected]


국민의힘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총 18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문재인 정부 6건, 박근혜 정부 2건, 이명박 정부 1건, 노무현 정부 4건임을 감안할 때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다.

윤석열 정부 2년 동안 발의된 탄핵소추안이 문재인 정부 5년동안 발의한 탄핵소추안의 3배에 달한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홍남기 전 기획재정부 장관 3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2건, 임성근 전 부장판사 1건 등 총 6건의 탄핵안이 발의된 바 있다.

76년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간의 탄핵소추안 발의가 전체의 58%를 차지하고 있다.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것도 2건이다. 야당은 지난해 2월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을 추진했으나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기각됐다. 민주당이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인 유우성 씨를 보복 기소했다는 이유로 탄핵 소추한 안동완 검사의 탄핵안 역시 기각됐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22대 국회 들어 일주일에 한 번꼴로 탄핵안을 발의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 이후 발의된 탄핵안이 역대 발의 건수의 3분의 2가량"이라고 했다. 그는 이진숙 위원장 탄핵에 대해 "야당은 방통위 2인 체제가 위법하다고 하면서, 본인들의 방통위원 몫은 추천하지 않고 있다. 국정을 마비시키려는 의도"라고 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윤 대통령이 소통을 안 했다고 해서 민주당이 다수 의석으로 행정부 권한을 마비시키는 게 정당화되진 않는다"며 "탄핵안에 대한 헌법재판소 기각 결정으로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이 끝나고 야당과 소통하는 듯하다가 원위치하는 바람에 협치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강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회 관계자는 "탄핵은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수단이긴 하지만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 있을때 엄중하게 꺼내들어야 하는 제도"라며 "여야 강대강 대치로 인해 탄핵이 너무 쉽게 남발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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