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폭동 20주년…경관들에 맞던 로드니 킹 회고록 내놔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지난 199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흑인 폭동의 원인을 제공했던 로드니 킹이 지난 13일 사진기자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당시 흑인 폭동은 킹을 집단 폭행한 백인 경찰관 4명의 무죄 방면에 LA를 비롯해 흑인사회가 분노하면서 일어났다.
20년이 지난 지금 47세의 그는 어떻게 변했을까.
경찰관 폭력의 희생자, 교통경찰의 단속을 피해 달아난 범법자로 상반된 이미지를 미국 사회에 남긴 그는 레코드 회사 중역과 리얼리티TV 스타를 겸업하며 잘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는지금도 술을 마시면 그때의 악몽에 몸서리치며, 교통경찰관만 보아도 멀리 달아나고 싶어진다고 취재진에게 털어놓았다.
로드니 킹이 LA 폭동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한 텔레비전 방송에 나와서 "우리 모두 함께 잘 지낼 수 없는 건가요?"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방송을 한 이래 그의 인생은 많은 부침을 겪었다. 대개는 술 때문에 일어난 경범죄로 단속된 적이 많아서 치료 감호나 재활 프로그램에 회부 된 적도 많다. 그 덕에 방송 출연도 여러 번 했고 2008년엔 '닥터 드류' 핑키의 '유명인사 재활 프로그램' 같은 코너에도 출연했다.
"요즘은 조금씩 홀짝이는 정도지, 취하도록 마시지 않는다"고 취재기자에게 말했지만 실은 지난해에도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적 있다. 1991년 3월 경찰관들의 집단 폭행을 당한 이후로는 과속단속을 하는 교통경찰관의 정지 요구도 무섭기만 하다.
그 당시 경찰관들은 곤봉으로 그를 50여차례나 난타했을 뿐 아니라 발로 차거나 전기충격기로 공격하기도 했다. 인근에 살던 한 주민이 조용히 집밖에 나와 폭행의 전말을 비디오로 촬영해서 지역 TV 방송국에 제공했고 그 처참한 광경에 미 전국이 들끓었다.
설상가상으로 백인만으로 구성된 배심원이 경찰관들을 무죄로 판정, 석방하자 4월29일 LA 흑인사회의 분노가 폭발, 폭동이 일어나 사흘 동안 55명이 죽고 2000명 이상이 부상하는 참사를 빚었다. 엉뚱하게 한인사회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이 사태는 5월4일에야 진정됐다.
로드니 킹은 시당국으로부터 380만 달러의 보상금을 받았지만 자신의 힙합 레코드사를 차렸다가 파산하는 등 투자 잘못으로 대부분을 잃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도 부지런히 명사들의 권투시합이나 방송프로그램을 쫓아다니며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내면의 폭동…반항에서 구원까지의 나의 삶'이란 회고록까지 내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훌쩍 큰 키에 사근사근하고 얌전한 말씨의 그는 "그때 살아남은 게 다행"이라면서 "내가 대가를 치른 후로 미국은 나에게 충분히 잘 대해주었고 지금의 삶은 그 전에 비하면 훨씬 편안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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