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저버린 세월호, 하늘이 돕고 있다" 팽목항의 염원
【진도=뉴시스】배동민 기자 = 세월호 인양의 성패가 판가름 날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진실을 인양하라'고 적힌 노란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17.03.24. [email protected]
이날 오전 8시께 팽목항 부두 앞에선 민원기(57)씨는 눈을 지그시 감고 두 손을 모았다.
조선소에 근무하는 민씨는 선미 램프 제거 작업 때문에 세월호 인양 작업이 중단됐다는 소식을 듣고 답답한 마음에 이른 아침을 먹고 해남에서 차를 몰고 팽목항으로 향했다.
굳은 표정과 깊은 한숨은 그의 답답한 심경을 알 수 있었다.
램프 제거가 끝나고 인양 작업이 다시 시작됐다는 말을 들은 뒤에야 표정이 풀렸다.
민씨는 "우리가 저버렸던 세월호를 물 위로 들어 올릴 수 있도록 하늘과 바다가 돕고 있다"며 "오늘 무조건 잘돼야 한다. 안전하게 끝까지 유실 없이 세월호를 들어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가 내려가니 세월호가 올라온다. 이렇게 금방 들어 올릴 수 있는데 왜 지금까지 안 했는지 무섭기도 하다"며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실이 묻히지 않기 위해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민씨는 "세월호가 인양되면 목포신항으로 간다고 들었다"며 "바로 옆 조선소에 근무하고 있어 배를 잘 알고 있다. 두 눈으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진도 주민 이평기(59)씨는 세월호 인양 성공을 확신했다.
이씨는 "3년 전 사고 때부터 안타까운 마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했다"며 "반드시 세월호 인양은 성공한다. 성공해야만 한다. 미수습자들이 가족과 함께 돌아갈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들과 8개월 동안 함께 했으며 지금도 미수습자들과 팽목항을 지키고 있는 장길환 자원봉사 팀장은 "3년 간 이 순간을 애 타게 기다려왔다"고 전했다.
그는 "인양이 되리라 믿는다. 미수습자 9명이 유실되지 않고 가족 품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진상 규명이 반드시 이뤄져 유가족들의 가슴에 남은 응어리가 풀어지길 바란다. 그들이 다시 삶의 현장으로 뛰어들 수 있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현재 세월호는 수면 위로 약 12m까지 올라와 목표 높이까지 1m를 남겨뒀다.
이르면 오전 내 인양이 이뤄지고 소조기가 끝나는 이날 자정까지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