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외 순방으로 '위기 정국' 반전 노리나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을 걸어가며 손을 흔들고 있다. 2017.5.18.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7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곧 예정된 트럼프의 해외 순방과 관련해 일정을 취소하거나 변경하자는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19일부터 여드레 동안 중동·유럽 국가 순방에 나선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자치구, 이탈리아, 벨기에 등을 차레대로 방문한다. 지난 1월 취임 이후 첫 해외 일정이다.
마이클 앤턴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번 순방은 대통령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의 긍정적 외교 정책 의제를 제시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예정된 해외 연설도 그대로 실시할 계획이다.
트럼프는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으로 미국 정계가 발칵 뒤집힌 상황에서 해외 일정을 밀어 붙인다. 트럼프의 측근들은 일정을 변경할 경우 백악관이 '위기 모드'에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백악관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사우디와 이스라엘에서 환대가 예상되는 만큼 이번 순방을 통해 국내 정치 문제로 혼란에 빠진 트럼프의 기를 살려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높다.
트럼프가 국제무대에서 사고를 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많다. 조 바이든 부통령의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낸 줄리앤 스미스는 "트럼프팀의 첫 항해"라며 예기치 못한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미스는 "트럼프팀 다수는 공직 경험이 없다"며 "자신들이 어떤 장면을 마주하게 될지, 다른 나라에서 상황을 관리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 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첫 해외 순방은 전임자들에 비해 꽤 화려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캐나다를 하루 찾았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멕시코를 첫 방문지로 택했다. 이들의 첫 해외 순방은 모두 2월 중 이뤄졌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트럼프가 심각한 논란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약간의 성과물을 들고 귀국하는 것이다. 이번 순방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낮기 때문에 실수만 하지 않으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관료인 코리 섀크는 "유럽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지만 않아도 성공"이라며 중동에서 보다 광범위한 테러 대응 방안을 합의하기만 해도 무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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