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외무장관 "트럼프가 서구 약화시켜…전 유럽이 맞서 싸워야"
【타오르미나=AP/뉴시스】개막식 행사에 지각하고, '독일인들은 나쁘다( bad)'고 발언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의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동부의 휴양도시 타오르미나에서 진행된 개막식에 예정된 시간을 넘겨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운데)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7.05.27
BBC, CNN 등은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이 "미국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책들이 유럽연합(EU)의 이해와 맞서고 있다"면서 "(트럼프 정부 때문에) 서구는 더 작아지게 됐으며, 최소한 더 약해졌다"고 비판했다고 29일(현지시간)전했다.
가브리엘 장관은 특히 "환경보호를 약화시켜 기후변화를 가속화하고, 분쟁지역에 더 많은 무기를 팔며, 종교적 갈등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유럽의 평화를 위기에 처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누가 봐도 트럼프를 향한 비판이다.
가브리엘 장관은 29일 베를린에서 열린 난민 및 이주민 관련 라운드테이블 토론회에서 트럼프에 대해 유례없이 고강도 비난을 쏟아내면서, 유럽이 트럼프 미국 정부에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는 기후변화협약을 무효화하고, 분쟁지역에서 군사행동을 강화하며, 특정 종교 집단의 미국 입국을 막으려 하고 있다"면서 "만약 유럽인들이 지금 당장 이에 맞서지 않으면 유럽으로 들어오는 이주민의 규모는 계속 더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미국 정책에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죄를 짓는 것(guilty)"이란 말까지 했다.
집권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의 슐츠 당수도 29일 트럼프를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벨기에)브뤼셀에서 메르켈 총리에게 창피(humiliate)를 주려했다"면서 "트럼프는 독재자(autocratic leader)처럼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지도부와의 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독일 간의 통상불균형 문제를 거론하며 "독일은 매우 매우 나쁘다"고 말했는가 하면, 나토의 핵심 이념인 회원국 공동방위 원칙의 재확인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6~27일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파리 기후변화협약의 이행 여부에 대한 확인을 거부해 나머지 6개국 정상들을 크게 당혹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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